"며칠 만에 상태 악화"…인간에 이식한 두 번째 '돼지 심장' 멈춰

방제일 2023. 11. 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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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팀이 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살아있는 환자에게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했지만, 이 환자 또한 첫 번째 환자와 마찬가지로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사망했다.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말기 심장병 환자 로런스 포시트(58)가 수술 후 약 6주 만인 30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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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 동안 심장에 거부 반응 징후 보여
미국서 장기 부족 탓에 해마다 6000명 사망

미국 연구팀이 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살아있는 환자에게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했지만, 이 환자 또한 첫 번째 환자와 마찬가지로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사망했다.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말기 심장병 환자 로런스 포시트(58)가 수술 후 약 6주 만인 30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에게 심각한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 3개를 유전자 가위로 자르고, 인간 유전자 6개를 삽입한 심장을 이식했다. 이식한 심장이 비대해지지 않도록 성장 유전자 기능도 차단했다.

포스트는 수술 후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걷는 연습을 했고 그의 아내와 카드 게임을 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심장에 거부 반응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돼지 심장 이식받았은 뒤 6주 만에 숨진 환자 로런스 포시트 [사진출처=메릴랜드 의대·AP·연합뉴스]

연구팀은 이런 거부 반응이 "인간 장기와 관련된 전통적인 이식 수술에서도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의 심장을 이식했지만, 결국 두 번째 환자도 사망하면서 성공 기록을 쓰지 못했다.

해군 출신인 포시트는 합병증 등으로 다른 치료 방법을 모두 포기한 상태에서 지난달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받기 전 "최소한 내겐 희망과 기회가 있다"며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내 앤 포시트는 대학 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남편은 열린 마음으로 연구팀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이 여정을 시작했다"며 "우리 가족은 남편을 돌봐준 연구팀과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종 이식 분야의 발전과 성공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돼지 심장 이식받았은 뒤 6주 만에 숨진 환자 로런스 포시트 [사진출처=메릴랜드 의대·AP·연합뉴스]

그의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포시트의 마지막 소원은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장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새로운 심장을 얻을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었다"며 "우린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 의대는 "포시트는 자신의 생체 검사를 읽고 해석했을 뿐 아니라 이종이식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한 과학자"라고 했다.

앞서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했다. 당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57세 남성은 두 달 만에 사망했다. 부검 결과 돼지에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DNA가 체내에서 발견됐다. 다만 이 환자에게선 심각한 거부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미국에서는 장기 이식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자가 11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장기 부족 탓에 매년 6000명 정도가 수술받지 못한 채 사망한다.

국내 또한 미국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 수는 2022년 기준 4만1700여 명에 달하고 이식 수술 건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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