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SSG 감독으로? 구단은 "전혀 아니다, 후보자 선정 시작" 반박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 랜더스가 박찬호 신임 감독 내정설을 정면 반박했다. 차기 사령탑 인선이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정된 부분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SSG 관계자는 1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차기 감독 후보군 선정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며 "언론에 보도된 (박찬호 감독 선임) 내용은 전혀 결정된 부분이 아니 그저 소문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SSG는 지난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경질의 명분은 성적 부진이 아닌 '변화'와 '혁신'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2020 시즌 종료 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았다. 2021 시즌 준비 과정에서 야구단이 신세계그룹에 인수되면서 SK의 마지막 감독이자 SSG의 초대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원형 감독은 2021 시즌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악재 속에서도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5강 다툼을 벌였다. 최종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됐지만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2022 시즌에는 역사를 썼다. 개막 최다 연승 타이기록(10연승)을 수립한 것을 시작으로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페넌트레이스 내내 1위를 지켰고 한국시리증에서는 키움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물리치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SSG는 김원형 감독의 지휘 아래 KBO리그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SSG는 한국시리즈 기간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에는 계약기간 3년, 계약금 7억 원, 연봉 5억 원 등 총액 2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원형 감독은 2023 시즌에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후반기 5강 다툼에서 밀려나는듯 했지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로 무너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축이었던 베테랑 선수들의 부진과 유망주들의 성장 정체가 겹치면서 한국시리즈 2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의 경질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3년 재계약 첫해, 그것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사령탑의 목을 치는 건 KBO리그에서 유례가 없다.
NC 다이노스가 지난해 5월 이동욱 감독을 3년 재계약의 첫 시즌 경질하기는 했지만 당시 NC는 성적 부진과 팀 내 사건사고로 어수선한 시기였다. 현장 리더십 교체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도 2012 시즌 3년 재계약 첫 시즌을 치르고 있던 김시진 감독을 경질했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치고 후반기 거듭 추락한 책임을 물었다.
SSG는 케이스가 다르다. 김원형 감독 경질 보도자료에 성적은 문제가 아니었다고 명시했다.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31일 오전 김원형 감독 경질이 최종 결정됐고 후임 사령탑 인선 작업에 곧바로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SG 측은 "다양한 후보군을 선정해 감독 인선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더욱더 재밌는 야구를 선보일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감독 거취가 이제 결정됐다.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신속하게 인선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원형 감독의 경질이 발표된 이후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한 경제 매체가 박찬호가 SSG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단독 보도를 내놨다. 박찬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겸 SSG 구단주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야구의 전설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서 476경기 1993이닝 124 98패 2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36의 업적을 남겼다.
다만 은퇴 후에는 야구계에서 뚜렷하게 꾸준히 현장에 머물지 않았다. 김하성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특별고문 직함을 달고 있지만 상근직은 아니다. 지도자로도 프런트로도 경험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도자 경험도 없다. KBO리그 구단들의 초청으로 스프링캠프 기간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짧은 시간 투수들을 코칭한 게 전부다. 은퇴를 앞두고 2012 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1년 동안 뛰었지만 이후 10년 넘게 KBO리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역시 2017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프로 구단 코치 경력 없이 올해부터 감독 커리어를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두산 사령탑 부임 전까지 5년 동안 KBO리그 야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해 10개 구단의 동향과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다. 국제대회 때만 마이크를 잡았던 박찬호와는 케이스가 다르다.
SSG는 일단 박찬호 감독 선임설을 부인한 가운데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유망주 캠프를 실시한다. 이대수 퓨처스팀 총괄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SSG는 "1군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임 문제는 모든 부분에서 결정된 게 없다"며 "2군 감독 선임도 언론에 보도된 분(손시헌 NC 코치)과 계약이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완료된 건 아니다. 향후 공식 발표도 일괄 발표가 될지 개별 발표를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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