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홈런왕 살리러 홈런왕 직접 나선다…“재환아, 나 믿고 같이 해보자”

차승윤 2023. 11. 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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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19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멀티 히트 활약했다. 다만 정규시즌 부진하면서 팀의 순위 상승을 돕지 못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다시 한번 김재환(35) 부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김재환은 지난 2016년 1군 주전이자 4번 타자로 발돋움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타율 0.333과 116홈런(연평균 38.67개) 장타율 0.629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홈런 타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이후 4년 동안 타율 0.268 95홈런(연평균 23.75개) 장타율 0.473에 그쳤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그를 부활해야 하는 키 플레이어로 찍었지만, 성적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올 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2 10홈런 장타율 0.331로 최악의 부진을 남겼다.

부진하다고 포기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현재 두산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해 본 타자는 김재환 외에 양의지·양석환 뿐인데 양석환은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결국 이승엽 감독이 다시 나섰다. 김재환은 지난 31일 시작한 두산 마무리 캠프에 유일한 주전 베테랑으로 참여했다. 이 감독이 그에게 직접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천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선수 본인도 노력했고 코치와 이야기 많이 나눴으나 생각만큼 결과 나오지 않았다"며 "나도 1년 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게 있어 재환이에게 마무리 캠프 합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467홈런(역대 1위)을 기록한 이승엽 감독이지만, 시즌 중에는 선수 지도를 자제했다.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데다 각 파트 코치들을 최대한 존중해서다. 올가을부터는 조금 더 나서기로 했다. 이 감독은 "시즌 중엔 타격 코치가 있으니 내가 더 깊이 관여하지 않고 두 번 정도만 훈련을 함께했다"며 "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나를 믿고 같이 훈련해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재환이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원체 크다. 팬들도 재환이가 치면 이기고 못 치면 진다는 얘길 하시지 않나"며 "재환이 역할이 팀 분위기에도 굉장한 영향을 끼친다. 책임감을 느끼고 지난 2년 동안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같이 한번 해 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2023 KBO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지난 8월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2루 김재환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막연히 전성기로 되돌리겠다는 건 과욕이다. 이승엽 감독은 "스윙 스피드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수비 때 보면 전반적인 신체 스피드는 분명 조금 떨어졌다. 무릎 부상 여파도 있을 거다.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해야 하고, 슬럼프를 극복하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타격 밸런스가 굉장히 무너진 상태라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감독은 "4~5년 전 좋았을 때와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달라졌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그때와 비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상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폼을 함께 찾아가겠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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