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예산 13년만에 축소…'도로교통' 줄고 '약자와의 동행' 늘어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전년 대비 1조4675억원 감소한 45조7230억원으로 편성했다. 서울시 예산이 감액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 관련 예산은 늘어났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서울시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45조7230억원 중 회계 간 전출입금으로 중복 계상된 4조5105억원을 제외한 순계예산 규모는 41조2125억원으로 전년(41조5830억원) 대비 3705억원 감소했다. 또 법정의무경비를 제외한 실제 집행예산은 28조9030억원이다.

세입예산은 시세의 경우 기업실적 둔화와 부동산 경기 하향 안정화로 올해 대비 6465억원 줄어든 24조2353억원으로 추계했다. 회계간 전출입 및 법정 의무경비 등을 제외한 '시정 8대 분야' 사업비는 세입 감소 영향으로 사회복지·문화관광·일반행정 3개 분야를 제외한 5개 분야의 예산이 줄어 전년 대비 총 1777억원 감소(0.7%)한 25조 6912억원이 편성됐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은 3대 투자 중점, 13대 핵심과제에 집중 투입된다. 먼저 오 시장의 시정 목표인 '약자와의 동행' 사업 강화를 위해 전년보다 3025억원 늘어난 13조5125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안심소득(150억원), 재개발·재건축 임대주택 공급(3813억원), 서울청년문화패스 사업(68억원) 등이다.

안전과 교통 분야에는 2조1376억원이 투입된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착공(1049억원)·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시설 설치(119억원)·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401억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서울항 조성, 리버버스 신규 도입 등 '한강르네상스 2.0' 추진을 위해 각각 254억원과 20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저출산 극복을 위한 부모급여(5752억원) 확대·아이돌봄 서비스 본인부담금의 90~100% 신규 지원(7억원)도 포함됐다. 참전 유공자에게 지원되는 참전명예수당(684억원)은 월 15만원까지 확대되고, 비참전 상이유공자 2800명 대상 보훈 예우수당(34억원)도 신설된다. 서울 지역예비군의 이동 편의를 위해 예비군 훈련장 이동버스도 관할 군부대에 지원(13억원)한다.

한편, 올해보다 가장 크게 감액된 항목은 '도로교통'이다. 교통요금 인상에 따른 수입 상승을 고려해 대중교통 재정지원이 축소됐다. 또 별내·진접·동북선 철도건설 사업 공정을 고려한 실소요액 반영, 운수업계 유가보조금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3088억원(-11.8%)이 줄었다.

오 시장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서울의 미래를 위한 약자와의 동행, 시민이 안심하는 안전한 서울, 창의와 혁신의 매력적인 서울에 재정 수요를 골고루 배정했다”며 “어떠한 상황에도 시민과 약속한 ‘약자와의 동행’ 사업을 굳건히 이어 나가고, 안전하고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