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텔 동맹'은 옛말…인텔만 의존하던 'PC 생태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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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지배해온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간 AMD가 인텔의 유일한 경쟁자로 꼽혀왔지만 퀄컴, 엔비디아 등이 PC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CPU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인텔은 자체 설계도인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PC용 CPU 최강자' 자리를 유지해왔는데, 인텔에서 독립해 자체적으로 ARM 설계도에 따라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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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PU 대전
ARM 기반 CPU 증가…인텔 이탈 가속
인텔이 지배해온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간 AMD가 인텔의 유일한 경쟁자로 꼽혀왔지만 퀄컴, 엔비디아 등이 PC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CPU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일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의 PC용 CPU 개발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영국 ARM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CPU를 개발 중이다. 전 세계 99% 스마트폰이 ARM 기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만큼, 스마트폰과 기능이 호환되는 PC칩을 만들어 인텔의 독주를 막겠다는 것이다.
인텔은 비상이다. 인텔은 자체 설계도인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PC용 CPU 최강자' 자리를 유지해왔는데, 인텔에서 독립해 자체적으로 ARM 설계도에 따라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실 인텔 왕국은 세계 산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동맹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이른바 '윈텔 동맹'에 균열이 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1980년대 초반 IBM이 16비트 컴퓨터 기술의 표준을 확립한 이후 CPU 등 하드웨어 기술은 인텔이, 윈도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기술 표준은 MS가 주도하는 긴밀한 분업 관계를 맺어왔다. 이 과정에서 각각 상대의 기술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였고, 전 세계 CPU와 운영체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다. 윈도 PC에 붙어 있던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로고가 그 상징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윈텔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 인텔의 CPU 기술은 전력 소비가 커 작은 배터리에 의존하는 스마트폰에 적합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ARM 기반 CPU의 성능이 크게 높아지면서 윈텔 동맹은 결정타를 맞았다.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 신종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가 급증하자,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들마저 비슷한 성능에 전기를 덜 쓰는 ARM 기반 CPU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맥과 맥북 시리즈에 인텔 칩을 사용해왔던 애플이 2020년과 지난해 각각 ARM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M1', 'M2'를 탑재하면서 인텔 이탈 흐름은 가속화됐다. AMD는 라이젠 등 자체 개발 CPU를 성공시킨 데 이어 2025년에는 ARM 기반 CPU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2016년 ARM 기반의 노트북용 CPU를 내놨던 퀄컴은 2021년 반도체 설계기업 누비아를 인수한 뒤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 '스냅드래곤X엘리트'를 공개했다. 여기엔 퀄컴이 지난해 출시한 '오라이온' CPU가 탑재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4월 기준 ARM을 기반으로 한 CPU 시장점유율은 14% 수준이지만 2027년 25%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의 CPU가 기성품에 가깝다면 ARM의 경우 기업마다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고 저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보인다는 점이 강점이다.
글로벌 PC 생태계가 큰 변화를 맞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이 2016년 3분기 82.5%를 기록한 뒤 하락세에 접어들어 올해 3분기 기준 62.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위 AMD(35%)가 인텔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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