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조영제 없이 혈구 ‘3차원 고속촬영’ 이미징”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혈류역학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미징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생체 내 미세혈관을 통해 이동하는 혈류의 각종 역학 정보는 혈류가 거쳐 가는 장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같은 이유로 혈류역학 정보의 정확한 측정과 분석은 질병 연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

혈류역학 정보를 얻기 위해 그간에는 혈류 속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다른 값을 측정, 간접적으로 유추하거나 일부 혈구를 형광 염색한 후 이미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돼 왔다. 조영제가 필요했던 것도 다름 아니다.

하지만 혈관에 흐르는 혈구를 직접 높은 시간 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앞으로는 조영제를 이용하지 않고도 혈류역학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오왕열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로 이미징 한 결과물. 그림 A는 혈관 속 적혈구, 그림 B는 혈관 속에서 흐르는 적혈구를 이미징 해 얻은 혈관 내부, 그림 C는 혈류속도와 시간당 적혈구 이동 개수를 각각 나타낸다. KAIST 제공

1일 KAIST에 따르면 최근 기계공학과·KI헬스사이언스연구소 오왕열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3차원 혈관구조 안에서 조영제 없이 혈구를 고속으로 촬영해 이미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은 형광 조영제 등 외부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혈관을 통해 신체 내에서 이동하는 혈구를 초당 1450장 단위의 고속으로 이미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특히 연구팀은 흐르는 혈구의 특성을 이용해 고안한 영상처리 방법을 개발해 현미경 이미지에서 흐르는 혈구만을 영상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공간적으로 상관성이 없는 조명을 사용해 스페클 노이즈(반점 잡음)에 의해 혈구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방지, 빠른 속도로 픽셀을 일시에 획득할 수 있는 카메라(고광량)를 사용해 고속으로 생체 내 깊숙한 곳에서의 혈구까지 이미징 할 수 있게 했다.

오왕열 교수는 “혈류역학 정보는 생체를 이용한 바이오메디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로, 세계 각지에서 오랫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며 “새롭게 개발한 기술은 형광 조영제 등을 생체에 주입하지 않고, 다수 혈관에서 혈구만을 고속으로 직접 영상화할 수 있는 이점을 갖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은 사용하기에 편리한데다 정확한 혈류역학 정보를 곧장 얻어낼 수 있어,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김경환 학생과 박현상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융합연구분야 저널 ‘스몰(Small)’ 10월호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