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나아진다는데…AMD發 반도체 수요 우려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4분기 매출 전망 예상 하회
10월보다 낮아진 코스피 밴드 예측
주식 자금 축소 추세는 악재
"S&P 대비 코스피 저평가 국면"
아시아나 2일 이사회 개최
[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이슈레이더① 3분기 선방했지만, 4분기 우려 남긴 AMD 엔비디아와 함께 GPU 시장 견인하는 회사죠. AMD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은 시장 예상치보다 조금 좋았습니다. 3분기 매출은 58억 달러고요, 주당순이익은 0.7달러였습니다. 컨센서스는 매출 57억 달러, 주당순이익 0.68달러였습니다. 총마진률은 51%로 집계됐는데, 1년 전과 전 분기와 비교해 1%포인트 더 높아졌습니다.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라이젠 7000시리즈 CPU 수요가 많았고, MI300 가속기 출하량도 늘어나는 등 데이터 센터 부문 사업 성장도 견조하다”고 말했습니다.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실적 발표 이후 AMD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컨퍼런스 콜 이후에 낙폭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 급락은 이 회사가 내놓은 지표에 눈에 띌 만큼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후 진 AMD CFO는 같은 날 4분기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했냐면요, "4분기에는 데이터 센터의 강력한 성장이 게임 부문의 매출 감소와 임베디드 시장의 추가 수요 완화로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AMD가 이번에 발표한 4분기 매출 전망치는 61억달러였는데요. 이건 시장의 예상치보다 3억 달러 낮은 수준입니다. 반도체 수요가 생각보다 덜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 미국의 다른 반도체 기업들 실적 나온 것들 살펴보면 생각보다 수요가 부진할 수 있지 않나, 이런 걱정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월요일 온세미컨덕터나 래티스 반도체, 이런 곳들도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했었는데요. 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에서 짚어낼 수 있는 건 차량용 반도체나 전기차용 반도체 수요 우려입니다.
온세미컨덕터 같은 경우는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 매출이 올해 8억 달러 정도 될 것으로 봤거든요. 당초 예상 매출인 10억 달러와 비교하면 전망치를 2억 달러 낮춘 겁니다. 래티스 반도체는 CEO가 3분기 마지막 4주에서 6주 사이, 그러니까 8월말과 9월부터 아시아지역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줄기 시작했고, 4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엔 5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출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어왔지요.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를 유예기간 없이 ‘즉각’ 발동하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규제 조처가 한 달 정도의 유예기간은 있을 걸로 보고 50억 달러 규모의 기존 계약 물량을 11월 중반 이전까지 수출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이게 무산됐다는 거죠.
엔비디아는 첨단 반도체는 다른 쪽에 수출하면 될 정도로 수요가 있으니 기타지역에 중국 수출이 안 된 물량을 팔 수가 있고, 그래서 단기적으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이것도 두 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 외 기타지역엔 수급 측면에서 반도체 추가 공급이 생겼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한동안 중국에 추가 수주를 할 수 없는 엔비디아의 장기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월가에서 이 부문을 우려할 가능성입니다.
반도체주 관련해선 미국 쪽에서 악재가 계속 나오는데요. 회복 중인 우리 반도체 산업에도 여파가 있을지, 투자심리 부분에서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이슈레이더② 10월보다 낮아진 코스피 전망…실탄 부족 vs 역사적 저평가
증권사들이 10월 말부터 코스피 예상 밴드, 저점과 고점이 어떻게 될까 예상을 하죠. 하루 앞일도 모르는데 한 달 일 알기가 쉽겠느냐만은 어쨌든 증권사들의 전망을 모아봤더니 저점은 2,200, 고점은 2,500선으로 예상했습니다. 10월의 예상 밴드는 코스피 2,350에서 2,650이었거든요. 10월보다는 증권가의 경계감이 커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증권사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예상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진 10월 이후 여의도의 자신감이 조금 낮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10월 하락장이 만든 반갑지 않은 환경이 이번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가 읽히는데요. 돈의 흐름을 살펴보면 우선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실탄이 조금 줄어든 것 아닌가를 살펴봐야겠지요. 금융투자협회 최신 통계 보면 우리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48조 4천억원 수준입니다. 석 달 전보다 10조 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도 20조원 아래로 내려간 17조 5천억원 수준입니다.
대외환경 불안감도 여전합니다. 현대차증권 같은 경우는 중동 사태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점, 또 내일이면 추가 실마리가 나오겠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우리 증시를 이끌던 2차전지주가 많이 하락하면서 코스피는 올해 고점 대비 약 14% 내려갔죠. 그러다보니까 S&P 500 대비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더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한금융투자 리포트를 보면 코스피의 2011년 이후 조정 평균 PER은 10.7배 선인데 지금은 9.6배 수준입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코스피가 가치 측면에선 매력적일 수 있다,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죠. 외국 자금이 더 들어오려면 세계적인 제조업 경기가 개선된다는 신호가 우선 나와야 합니다. 가까이는 중국 제조업 PMI나 이런 부분들, 잘 나와줘야겠죠. 다행히 우리나라는 9월 산업생산도 그렇고, 내부적으로는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는 있습니다.
조금더 장기적으로 보면 증권가들은 올해보다 내년에 기대를 더 걸고 있는 듯 합니다. 대체로 올해보다 내년 상승 모멘텀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고요. 긍정적 시나리오를 보자면 외국인들이 다시 들어오는 건데, 이 경우엔 대형주 위주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슈레이더③ '뜨거운 감자'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내일 결론?
공시를 체크해봤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이 2일 이사회를 다시 열고 화물 사업 매각 관련 표결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이사회 재개 일정이 미정이었는데, 하루도 안 지나서 정정공시를 낼 만큼 아시아나 내부가 바삐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이사회 쟁점 자체에 변화는 없습니다. 아시아나는 화물 사업부를 팔아야 대한항공과 합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아나 항공의 매출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사업부를 합병 때문에 파는 게 맞느냐, 주주 배임 아니냐, 이런 논의들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봐야겠고요.
지난 이사회가 파행을 맞은 이유엔 사외이사의 이해충돌 논란도 큰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사외이사 가운데 한 명이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고문인데, 김앤장은 대한한공 합병관련 자문을 담당했거든요. 그래서 이 분을 표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이런 사실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아시아나 측은 ‘사외이사 선임 전 이미 법률검토를 끝냈고, 해당 인물의 사외이사 자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합병 주체인 대한항공은 여전히 인수에 적극적입니다. 지금 아시아나 재무제표 보면 ‘한계기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거든요.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 항공 총부채가 12조원 정도 됩니다. 부채비율은 1,700%가 넘습니다. 위기의 아시아나를 살리기 위해서 대한항공은 7천억 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이용해서 아시아나를 지원하기로 했고요. 합병에 제동을 건 EU 집행위원회에 시정조치안도 제출한 상태입니다.
주식 투자 측면에선 이 이슈가 조금 길어져서 주가 변동폭이 큰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큰 그림으로 보면 이 이슈는 우리 항공 산업 재편과 공적자금 회수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내일이 합병 분수령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신인규의 이슈레이더는 매주 월~금 오전 7시 20분 한국경제TV 머니플러스에서 생방송으로, 유튜브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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