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설문조사까지 거쳤다…극비 진행된 김기현 '서울 구상'
인접 도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는 국민의힘의 이른바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30일 김기현 대표의 관련 일정은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로 소개됐고, 이 자리에서 김 대표의 “김포 서울 편입” 발언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던 인사는 당내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당 최고위원들조차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을 오늘 발표하려 한다”는 김 대표의 설명을 듣고서야 무릎을 쳤다고 한다.
31일 여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은 내년 4ㆍ10 총선 승리를 위해 준비한 ‘김기현 1기’ 지도부의 총선 필승 카드였다. 김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와 당시 이철규 사무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등 극소수 지도부만 내용을 공유했다고 한다. 서울ㆍ경기ㆍ인천을 합쳐 모두 121석의 수도권 의석 중 14%에 불과한 17석을 보유 중인 국민의힘의 절박함에서 나온 구상이었던 셈이다.
1기 지도부는 지난 4월부터 총선 수도권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광범위한 민심 청취를 시작했다. 특히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설문조사 등의 방법으로 수도권 주민들의 요구를 파악했는데, 서울 인접 지역의 주민들은 “생활권이 겹치는 서울로의 편입”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여기에 착안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의 얼개를 잡기 시작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5월부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법을 총선 전에 통과시켜달라”며 공론화에 나선 것은 여당의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의 빌미를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경기남북 분도(分道)’ 주장에, 경기남북도 어디에도 자리하기 애매한 김포시가 먼저 서울 편입을 공론화하며 분위기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부터 김포시에선 재선 출신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내건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란 현수막이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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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을 내년 총선의 메인 이슈로 부각할 방침이다. 특히 10ㆍ11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심각한 수도권 민심 이반을 체감한 당 지도부는 서울 편입 예상 지역에 친윤계 인사들을 포진시켜 사실상의 ‘배수진’을 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을 겨냥한 핵심 공약에 대한 민심 향방을 아직 예상하기 힘든 만큼, 친윤계 등 상징성이 있는 인사가 먼저 나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직후 1기 지도부의 한 주요 당직자는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의 윤호중(4선) 의원이 버티고 있는 경기 구리에 뛰어들 생각이었지만, 이후 당직자 사퇴 국면이 이어지며 무산된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당시 후보 수행 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 전희경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 등도 각각 서울 인접 지역인 경기 하남, 경기 의정부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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