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부탁” “감사”… ‘순한 맛’으로 야당에 손내민 尹

정현수,구자창 2023. 11. 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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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순한 맛' 연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감사'라는 표현은 연설을 마칠 때 했던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제외하고 세 차례 등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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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정부·野탓 등 날선표현 사라져
김기현보다 이재명 먼저 호명도
與 박수·野는 회의장 밖 피켓시위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정부의 재정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으로서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순한 맛’ 연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는 공격적인 표현들은 사라졌다. 대신 윤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감사’라는 표현은 연설을 마칠 때 했던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제외하고 세 차례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반도체·배터리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설명하면서 “그 과정에서 보여준 국회의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교권보호 4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점을 언급하며 “협조해 주신 국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대 노총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의 일환인 회계공시를 하기로 결정한 점을 거론하며 “이런 결정이 도출되는 데 수고한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예산안 시정연설 때 마지막 인사를 제외하고 ‘감사’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또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했던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운용”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같은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발언도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빠졌다.

대신 ‘협력’이라는 표현이 지난해보다 4번 많은 8번 등장했다. ‘협조’(1→5번) ‘부탁’(1→5번) ‘민생’(4→9번)이라는 표현 빈도도 늘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으로 시작했다. 통상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 관례를 깬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 변화 기조와도 맥락이 닿아 있다.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고, 야당 역시 국민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존중의 뜻을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의 온도차는 있었다. 국민의힘은 약 27분간의 시정연설 동안 29차례 박수로 화답한 반면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단 한 차례도 박수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피켓을 드는 등 항의 의사도 표시하지 않았다. 여야가 피켓 시위, 고성·야유를 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만 ‘반드시 무너뜨린다. 피눈물 난다’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대신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침묵시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석으로 먼저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일부는 피했지만 대부분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악수에 응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이 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국회를 떠났다.

정현수 구자창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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