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11월에도 부르는 10월의 노래

2023. 11. 1. 03: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얼마 전 결혼식 축가 시간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곡을 들었습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2000년 한경혜씨가 가사를 붙이고 김동규씨가 편곡해서 만들었습니다.

물리학적으로 지나간 봄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지만 여전히 그날의 아름다운 장면이 미소를 선물하니 이런 의미에서 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곡을 11월에 들어도 여전히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결혼식 축가 시간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곡을 들었습니다. 잘 아시지요.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로 시작하는 노랫말입니다. 본래 이 노래의 원곡은 롤프 러블랜드와 피오뉼라 쉐리, 이렇게 두 명으로 이루어진 시크릿 가든의 1집인 ‘Song From A Secret Garden’에 수록된 ‘Serenade To Spring’이라고 합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2000년 한경혜씨가 가사를 붙이고 김동규씨가 편곡해서 만들었습니다. 원곡의 제목을 보면 봄 노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가을 노래로 자리 잡았으니 재미있습니다. 적어도 이 노래에서는 봄 속에 가을이 있고 가을 속에 봄이 있다 하겠습니다.

유명한 아우구스티누스는 본격적인 시간론을 처음으로 전개한 신학자인데 과거는 기억이요 현재는 직관이며 미래는 기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의식 속에서는 나누어졌다가 다시 하나로 합치고 합쳤다가 다시 나누어집니다.

우리는 한 해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순서로 인식합니다만 의식 속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가을이지만 봄의 일을 떠올리며 미소짓습니다. 물리학적으로 지나간 봄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지만 여전히 그날의 아름다운 장면이 미소를 선물하니 이런 의미에서 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너무 바빠 단풍 구경도 제대로 못 하는 분이라면 눈을 지그시 감고 작년 아니 재작년 가을의 단풍이라도 떠올려 보십시오. 그때 함께했던 소중한 사람들의 미소를 기억해 보십시오. 그 단풍이 바로 옆에 있는 듯 느껴지고 소중한 이들의 미소가 생생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는 과거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인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풍성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성도는 과거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태어난 후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인도하시고 사랑하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미스바 평원에서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비석을 세우고 에벤에셀이라 부른 것처럼 해야 합니다. 에벤에셀이란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뜻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상황이 어려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현재도 살아갈 만한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성도는 미래로 고개를 들어야 합니다. 여기까지 도우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미래도 인도하실 것입니다. 미리 준비하여 이끄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미리 준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아브라함은 모리아산에서 하나님을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으로 인식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미래를 소망의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일생을 살면서 모든 조건이 완벽하고 몸은 완벽하게 건강하고 마음도 완벽하게 평안한 때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여러 가지 아쉬움과 부족함을 과거와 미래를 통해 채우며 사는 것은 어떨까요. 여유가 없고 몹시 바쁘다면 며칠 전 여유 속에서 차 한잔 하던 때를 떠올리고 다가올 미래의 축복을 꿈꾼다면 현재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선물로 주신 이유가 아닐까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곡을 11월에 들어도 여전히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영락교회)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