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공범인가 피해자인가…범죄심리전문가 "펜싱사건 주목해야"

한지혜 2023. 11. 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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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자신을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 씨의 "가스라이팅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한 가운데 범죄심리 전문가는 "사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했을지 의문"이라며 남현희 펜싱아카데미에서 불거진 성폭력 사건과 전청조 사건이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 파헤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42)씨. 사진 CBS 캡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남씨는 국가대표이기에 나름대로 의사결정 능력이 월등했을 것인데 지금 남씨가 주장하는 건 원래 남현희씨 모습과 되게 다른 내용"이라며 "정말 전씨 사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했을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가스라이팅은 피해자들의 취약성이 있어야만 일어날 수 있는데, 남씨는 고립돼 있지 않았고 국가대표였던 만큼 의사결정 능력이 월등했을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이 교수는 "남씨는 사회로부터 전혀 분리되지 않았고 친정식구들과 아무 때나 만날 수 있고, 사업하는 여성인데 과연 전청조 같은 인간에 의해서 가스라이팅 될 수 있느냐? 백번 의심스럽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전씨가 남씨에게 접근한 무렵인 지난 5월 발생한 남씨의 펜싱 아카데미 성폭력 사건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남씨에게는 이 사건 진행 중 이혼도 있었고, 전 남편 사이에 딸 아이도 있어 양육권 다툼도 있었을 것"이라며 "남씨에겐 작년 말과 올 초 사이가 굉장히 복잡한 시점이었다"고 했다. 당시 남씨가 운영하던 펜싱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남씨의 후배이자 아주 관계가 밀접했던 사람(A코치)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고, 피해자가 3명 이상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고발이 있었지만, 7월 A코치의 사망으로 사건은 불송치(공소권 없음) 결정됐다.

이 교수는 "이 관계들과 얽힌 복잡한 남현희씨 심정을 분석해야 좀 더 이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성폭력 사건이 남씨가 전씨를 의지하게 된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했다.

이 교수는 남씨가 피해자였을 뿐인지, 공범인지 여부를 알려면 여러 면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경찰은 전씨의 사기혐의와 함께 남씨가 전씨 사기행각에 가담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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