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청한 윤 대통령에 김용민 “이제 그만두셔야죠”
“대통령님! 여기 한 번 보고 가세요.” “보고 가!”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3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입구인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4일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피켓·고성을 금지하기로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회의장 밖까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는 건 아니다”(윤영덕 원내대변인)는 이유를 들면서였다. 민주당은 당초 ‘민생경제 우선’ ‘국정 기조 전환’ 등의 손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기로 했지만 윤 대통령이 눈길을 주지 않고 지나가자 일부 의원은 고성을 질렀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여야가 협치를 위해 맺은 신사협정을 잉크도 마르기 전에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며 “고성과 야유를 중단하자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과거의 구태로 되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엔 냉기가 흘렀다. 윤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기 전에 민주당 의원 쪽 통로를 지나가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으나, 대부분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손만 잡았다. 일종의 ‘노룩 악수’를 한 셈이다.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이 두 번이나 다가갔지만 악수를 거부했다.
연설 도중 박수도 일절 치지 않았다. 강경파인 정청래·양이원영·김용민·황운하 의원은 침묵시위 때 착용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회의장에 자리했다. 김용민 의원은 윤 대통령이 연설 뒤 악수를 청하자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답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연설 뒤 “윤 대통령의 맹탕 시정연설에 국정 실패에 대한 반성은커녕 국민의 절박한 삶과 위기 극복의 희망은 없었다”고 논평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BC '오늘 아침' 15년 진행한 김태민, 뇌출혈로 45세 사망 | 중앙일보
- 그 섬의 여자는 참지 않는다, '이혼율 1위' 도시의 속사정 | 중앙일보
- 박태환이 친 골프공 맞아 망막 다친 남성…'불기소 처분'에 항고 | 중앙일보
- 오은영 육아 솔루션 틀렸다…'삐뽀삐뽀 119' 저자의 일침 | 중앙일보
- 전청조 양다리? "남현희 교제중 나와 결혼 준비" 30대男 고소 | 중앙일보
- '아나운서 부부' 박지윤·최동석, 14년 만에 파경..."이혼 절차 중" | 중앙일보
- 독감 주사 맞고 7층서 추락한 고교생, 하반신 마비…무슨 일 | 중앙일보
- 전과 10범 전청조도 이랬나…"잠깐 고생" 45%는 재범 사기꾼 | 중앙일보
- "나이스!" 여학생 2명 집단폭행…가해 10여명 대부분 '촉법소년' | 중앙일보
- "탈북작가로부터 성폭력 당했다" MBC 방송 탄 제보, 가짜였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