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내일 화장…고향 옛집엔 파란조끼 검열원
중국 당국이 리커창(李克强) 전 총리의 시신을 2일 베이징에서 화장한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사는 “중국 공산당의 우수한 당원,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 17·18·19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 국무원 총리였던 리커창 동지의 시신을 2일 베이징에서 화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0시10분 상하이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리 총리의 장례를 6일장으로 치르는 셈이다. 신화사는 리 전 총리의 시신이 숨진 당일 전용기로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옮겨졌다고 확인했다. 이어 “리커창 동지를 애도하기 위해 2일 천안문, 신화문(최고 지도자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 정문), 인민대회당, 외교부, 홍콩, 마카오, 해외 대사관 등에 조기를 게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추모객을 위한 조문과 관련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X(옛 트위터)에는 이날 리 전 총리의 장례와 관련한 내부 지침이 퍼졌다. “간소하게 치른다는 정신에 따라 추모 행사는 열지 않고 베이징 외부의 동지는 장례 활동에 초청하지 않지만, 리 전 총리의 고향과 근무 지역은 영결식에 대표를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주중 외교사절은 초청하지 않고, 외국인의 참석도 준비하지 않는다”고 적혔다.
당국은 리 전 총리 고향의 추모 열기가 정부에 반발하는 시위를 촉발하지 않도록 통제에 들어갔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리 전 총리가 태어난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의 훙싱(紅星)로 80번지에는 지난달 29일부터 파란색 조끼를 입은 요원들이 나타나 질서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현지 경찰과 행정 단속 요원으로 구성된 ‘파란 조끼를 입은 사람(藍衣人)’들은 조화 속에 적힌 추모사의 문구를 일일이 살펴 수위를 넘어선 내용은 치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훙싱로의 추모객 사이에선 “다른 지도자들은 부패했지만 리 전 총리는 달랐다” “사회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챙겼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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