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만난 인요한 "코리안 젠틀맨, 긍정적 신호 받았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31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유 전 의원을 "코리안 젠틀맨"이라고 표현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호평했다. 이 만남은 여권에서 유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신당 창당설이 제기된 이후 이뤄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인 위원장, 최재형, 주호영 의원, 윤재옥 원내대표. 뉴스1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에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다. 아주 거침없는 대화를 나눴다"며 "그렇게 인격이 좋은 분인지 몰랐다. 코리안 젠틀맨"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다, 자주 보자'(고 했다)"며 "본인은 자기가 왜 여기까지 걸어왔는지 아주 솔직하게, 지금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아주 애국자"라고 평가했다.

인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두 사람의 비공개 만남은 1시간30분~2시간 가량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의원은 "당이 진짜 변화하는가. 상식적인 문제들인데 이 문제들이 잘 좀 방향이 달라지게 잘 전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이에 진행자가 '유 전 의원이 혁신위나 당과 함께 역할을 할 수도 있느냐'고 묻자 인 위원장은 "제가 유 전 의원을 위해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며 "그분은 합리적인 사람이다. 많은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비교적 상처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해 연락했는데 많이 마음이 다쳤다. 저는 끊임없이 (이 전 대표에게)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통합'과 더불어 '희생'과 관련한 혁신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1호) 안건을 통합 위주로 했고, 그다음에는 희생하고 관계되는 것을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희생은 정치인이 안 하고 국민이 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지난 30일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명목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 이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의 징계 해제를 당에 건의했다. 하지만 홍 시장과 이 전 대표는 "사면이란 건 죄지은 자를 용서해주는 대통령의 권한인데 당에 무슨 대통령이 있냐"며 이를 거절하며 반발에 나서고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