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신저가 225개…진주는 그 속에 있다
10월 증시 부진 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속출했다. 10월 1일부터 24일까지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225개다. 10월 24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수가 코스피 952개, 코스닥 1682개로 총 2634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중 약 8%가 10월에 신저가를 기록한 셈이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3%, 6.7%씩 하락했다.
부진한 증시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종목 선별 작업은 계속된다. 특히 최근 속출한 신저가 종목 중 투자할 만한 주식을 찾는 투자자가 적잖다. 10월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중 최근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거나, 2024년 이익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을 추려봤다. 또, 향후 증시가 상승 전환할 경우 시장과 비교해 어떤 종목의 주가 상승폭이 클지 분석했다.
한국전력, 흑자전환 전망
10월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들을 계량 분석한 결과, 지난 3개월 사이 2024년 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상향된 종목은 지역난방공사다.
지역난방공사 주가는 지난 10월 24일 장중 2만33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기록한 고점(3만2100원) 대비 27% 낮은 수준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급격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지며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탓에 2024년에도 완전한 업황 반등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다만 점차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으며, 요금 인상을 통해 회사의 적자폭도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10월 24일 기준 지역난방공사의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94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약 16% 상향 조정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 목표주가는 4만원으로, 최근 기록한 신저가 대비 71%가량 높게 형성된 상태다.
나이스정보통신도 최근 3개월간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이다. 지난 7월 458억원에서 10월 482억원으로 눈높이가 높아졌다. 3개월 사이 약 5.2% 상향 조정된 것. 반대로 주가는 지난 10월 24일 장중 1만991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 3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2만9500원 대비 33%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익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국내 경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데다, 전자결제(PG) 부문에서 경쟁 과열로 수익성이 전년 대비 저하된 상황이다. 주가 측면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5.4배로 과거 7년 평균(7.8배)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 나이스정보통신의 PER이 최소 6.2배에서 최대 10.9배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저점이라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나이스정보통신 목표주가는 3만원으로 10월 기록한 신저가보다 51% 높게 형성됐다.
2024년 영업이익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도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10월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중 2024년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지역난방공사와 한국전력 등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 적자 규모는 올해 1535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증권가가 분석한 한국전력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5561억원.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올해도 7조원대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연간 3조5478억원의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4년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국전력 평균 목표주가는 2만3889원으로 10월 신저가(1만6030원) 대비 49%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역난방공사나 한국전력은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계량 분석 결과만 보면 지역난방공사와 한국전력의 2024년 이익 전망치가 긍정적이지만,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다면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가 있다”며 “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하고 내년 선거 이슈 등 다양한 외부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에너지 가격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랩스·제이준코스메틱·LG생건
시장 대비 주가 민감도가 큰 종목도 눈여겨봐야 한다. 민감도를 분석하기 위해 개별 종목의 주가가 전체 시장의 움직임과 비교해 얼마나 변동성이 큰지 보여주는 지표인 베타값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베타값이 1이라면 해당 종목의 가격 변동성이 시장과 완전히 동일한 상태다. 시장이 1% 상승할 때 해당 종목의 가격도 1% 상승하며, 하락할 때도 동일한 움직임을 보인다. 만약 베타값이 1 이상이면 해당 종목의 변동성이 시장보다 큰 상태를 뜻하며, 반대로 1 이하면 해당 종목의 변동성이 시장보다 작다는 의미다. 즉, 베타값이 1 이상이면 시장이 상승 전환할 경우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10월 들어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중 베타값이 1 이상인 종목은 총 17개다. 10월 24일 기준 지난 1년간 개별 종목의 주간 수익률을 시장 지수와 비교한 결과다. 그중 베타값이 가장 높은 종목은 1.8을 기록한 메타랩스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메타랩스는 코스피지수 대비 80%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는 뜻이다. 지난 10월 17일 195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한 메타랩스는 연초 고점(4615원) 대비 주가가 58%가량 하락했다.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종목은 제이준코스메틱이다. 이 종목의 지난 1년간 베타값은 1.6으로 나타났다. 시장 대비 60%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는 뜻이다. 제이준코스메틱 역시 지난 10월 24일 52주 신저가인 5270원을 기록해 1만1000원을 웃돌던 지난 2월 대비 주가가 반 토막 났다.
LG생활건강도 지난 1년간 1.3의 베타값을 나타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2월만 해도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였지만, 지난 10월 23일 주가는 37만55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1년 베타값이 높은 메타랩스와 제이준코스메틱, LG생활건강 모두 화장품 사업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 밖에도 일신석재(1.3), 인터지스(1.2), 영우디에스피(1.2), 수산인더스트리(1.2), 원익큐브(1.1), 한신공영(1.1), 캐리소프트(1.1), 신풍(1.1), 에넥스(1.1) 등의 주가가 시장 대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상승 전환할 때 주가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베타값으로 추정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며 “베타값이 높으면서 올해 3~4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이 부진할 때는 오히려 베타값이 낮은 종목의 방어력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2호 (2023.11.01~2023.1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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