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잠실] 삼성 이정현·코번 58득점 합작…니콜슨 버틴 한국가스공사 격파

김우중 2023. 10. 3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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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삼성 이정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삼성 코번(21번)이 한국가스공사 니콜슨(왼쪽)의 견제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이정현과 코피 코번이 잠실실내체육관을 지배했다. 서울 삼성은 앤드류 니콜슨이 분전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격파했다.

은희석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84-80으로 이겼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2승(2패)째를 기록, 시즌 승률을 5할로 맞췄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이정현과 코번이다. 둘은 무려 58득점을 합작했다. 코번은 26득점 13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했다.

이정현은 3점슛 6개 포함 32득점이다. 그는 2쿼터 15득점, 3쿼터 10득점 등 승부처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4쿼터 승부의 균열을 낸 최승욱도 힘을 보탰다. 그는 4쿼터 팀의 첫 8득점을 모두 책임지며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에선 앤드류 니콜슨이 33득점을 올리고, 신승민(12득점) 이대헌(11득점) 등이 분전했으나 결국 이정현과 코번을 막지 못해 시즌 3패(1승)째를 기록했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삼성 코번이 득점 후 최승욱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1쿼터 초반, 두 사령탑이 기대한 장면이 번갈아 나왔다. 골밑을 지배한 코번과, 외곽과 중거리 지역에서 슛 능력을 뽐낸 니콜슨의 득점 쟁탈전이 벌어졌다.

코번은 기대대로 피지컬을 앞세운 골밑 득점을 연이어 올렸다. 니콜슨이 막아내기 어려운 매치업이었다. 이에 맞선 니콜슨은 중거리슛과 3점슛으로 응수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강혁 감독의 공언대로 트랩 디펜스를 꺼냈지만, 정면에서 시작되는 코번의 스크린을 막기 쉽지 않았다. 기습적인 더블팀도 성공 확률이 다소 낮았다. 물론 코번 역시 니콜슨의 외곽슛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1쿼터 양상은 단순하면서도 치열했다. 코번이 수비 리바운드를 한 뒤, 상대 코트로 넘어와 세팅된 공격에서 포스트업으로 손쉬운 득점을 올렸다. 이에 맞선 니콜슨은 외곽에서부터 드리블 공격을 시도해 연이어 림을 갈랐다. 두 선수는 나란히 1쿼터 44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교체됐다. 코번은 12득점을 기록했다. 이에 맞선 니콜슨은 13득점을 올렸다. 1쿼터 마무리는 이정현의 몫이었다. 차바위가 사이드 라인을 밟아 허무하게 공격권을 내줬고, 이정현이 3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과감한 레이업에 성공했다. 1쿼터 종료 시점 한국가스공사가 22-21로 근소하게 앞섰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삼성 코번과 한국가스공사 니콜슨이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KBL

이정현은 2쿼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과감한 돌파로 신승민의 파울을 이끌며 레이업에 성공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벨란겔과 이대헌의 자유투로 응수했다.

한편 코번은 8분 36초를 남겨두고 먼저 코트를 밟았다. 이후 스크린 한 번으로 이정현의 3점슛을 이끌었다. 삼성이 2쿼터에 다시 1점 차로 앞선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내 니콜슨이 코트를 밟았고, 코번 앞에서 점프슛에 성공해 다시 앞섰다. 한편 직후 공격권에서 이대헌이 윤성원 앞에서 포스트업 공격에 성공, 통산 2200득점 고지를 밟았다. KBL 158호 기록이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한국가스공사 이대헌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2쿼터 6점째를 올리며 정규리그 2200득점 고지를 밟았다. 사진=KBL

한국가스공사는 이후 코번의 공격 때 다시 더블팀을 시도했으나, 그의 킥아웃 패스는 이정현의 3점슛으로 이어졌다. 놀라운 슛감을 보여준 이정현은 템포를 끌어 올렸다. 그는 5분 39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연속 5득점을 터뜨렸다. 공격 과정에서 코번의 온볼, 오프볼 스크린이 단연 돋보였다. 이정현은 2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5득점을 몰아쳤다. 

흐름이 삼성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지만, 한국가스공사에선 벨란겔이 나섰다. 그는 이원석 앞에서 플로터에 성공해 앤드원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어 니콜슨이 자유투로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대표적으로 나타낸 장면은 2쿼터 2분 20초를 남겨두고 나왔다. 코번은 가드의 패스를 받은 뒤 포스트업을 시도했고, 한국가스공사는 트랩 디펜스로 맞섰다. 하지만 코번은 이대헌·신승민·니콜슨의 견제를 뚫고 수비자 파울을 이끌었다. 이후 한국가스공사는 연속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지만, 슛은 림을 외면했다.

다소 잠잠했던 니콜슨이 마지막에 빛났다. 삼성이 신동혁의 좌중간 3점슛으로 달아나자, 니콜슨이 3초를 남겨두고 똑같이 외곽포로 응수했다. 2쿼터는 43-42, 삼성의 1점 차 리드로 끝났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삼성 이정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한국가스공사 니콜슨(오른쪽)이 코번 앞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한국가스공사 신승민이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3쿼터는 이정현과 니콜슨의 무대였다. 삼성은 코번의 포스트업으로 시작했으나, 이번에는 신승민과 니콜슨의 수비가 이겼다. 코번은 3번째 파울을 범한 뒤 코트를 떠났다. 

다소 정체된 흐름을 깬 건 이번에도 이정현이었다. 그는 이스마엘 레인의 스크린을 받은 뒤 정면 3점슛을 터뜨려 이날 20득점을 채웠다. 그사이 한국가스공사에선 신승민이 좋은 수비에 이은 연속 4득점으로 추격을 이끌었다.

코번이 빠진 사이, 3쿼터 8분 14초를 남기고 니콜슨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그는 레인 앞에서 훅슛에 이은 한 손 덩크까지 터뜨려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이 다시 코번을 꺼냈으나, 니콜슨은 레이업과 3점슛을 보태 연속 5득점을 추가했다. 니콜슨의 27득점째이자, 한국가스공사가 5점 차 리드를 잡은 순간이었다. 신승민 역시 3쿼터에만 6득점을 보탰다.

삼성은 이정현의 3점슛, 이원석의 골밑슛으로 추격을 전개했다. 이어 2분 3초를 남겨두고 이정현의 드라이빙 레이업이 나오며 순식간에 격차를 좁혔다.

한편 니콜슨이 빠지자, 코번이 힘을 냈다. 그는 1분 29초를 남겨두고 자유투 2구에 성공해 역전을 완성했다.

한국가스공사는 27.3초를 남겨두고 시도한 양준우의 점프슛이 적중하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쿼터 마지막 수비에도 성공했다. 3쿼터는 61-61로 치열하게 마무리됐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가스공사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은희석 삼성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BL

승부가 달린 4쿼터, 여전히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반복됐다.

다시 기세를 탄 건 삼성이었다. 최승욱이 3점슛 2개 포함 연속 8득점을 올렸다. 이정현은 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고, 코번 역시 골밑 득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4분 20초를 남겨두고 다시 한국가스공사가 역전했다. 코번을 상대로 한 트랩 디펜스가 빛을 발휘했다. 차바위가 스틸에 이은 어시스트로 신승민의 속공 득점을 도왔다. 코번의 6번째 턴오버가 기록지에 찍힌 순간이었다.

4쿼터 종료가 다가오자, 니콜슨과 코번의 공격 비중이 커졌다. 코번은 골밑 슛으로, 니콜슨은 자유투로 득점을 쌓았다. 2분 1초를 남겨두고 이정현이 이날 경기 6번째 3점슛에 성공했다. 이는 이날 경기의 13번째 동점 장면이었다.

이후 니콜슨과 코번의 희비가 엇갈렸다. 니콜슨의 공격 시도는 턴오버, 이는 코번의 역전 득점으로 이어졌다. 26초를 남겨두고 니콜슨이 시도한 3점슛도 림을 맞고 나왔다. 

남은 시간은 25초. 삼성은 공격권을 얻자마자 빠른 전개를 이어갔다. 코번은 추가 득점을 터뜨려 격차를 4까지 벌렸다. 마지막 수비에선 이대헌의 레이업을 블록까지 해냈다. 이정현은 경기 종료 직전 얻은 2개의 자유투를 모두 넣으며 이날 32득점째를 채웠다. 종료 직전 양준우가 레이업을 추가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잠실실내체육관이 축제의 장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잠실=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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