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무차별 폭행한 50대, 건장한 청년 앞에선 꼼짝 못했다

김지혜 2023. 10.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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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 무차별 폭행하던 50대 남성 만류하는 청년.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의 한 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50대가 이를 만류하던 청년에게는 꼼짝 못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보다 체구가 왜소한 여학생에게는 한참 동안 폭행을 가했으면서 건장한 청년 앞에선 '순한 양'으로 변한 것이다.

31일 당시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지난 28일 오후 10시 2분쯤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인도에서 A씨가 길을 가던 B양에게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다.

그러더니 이내 B양의 배와 어깨 등을 때리기 시작했다. B양을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는가 하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도록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당기기도했다. 폭행은 8분가량 이어졌다.

다행히 오후 10시 10분쯤 조깅을 하다 이 장면을 본 청년이 말리자 A씨는 저항 한번 없이 폭행을 멈췄다.

건장한 체격의 청년이 A씨를 뒤에서 감싸 안고 있는 사이에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여학생이 통화하고 있었는데 나한테 한 말인 줄 알았다. 나를 비웃는 것 같아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구속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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