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의 '사우디 월드컵 개최 밀어주기' 착착 진행 중… 사실상 확정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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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의 무리수 논란부터 2034년 대회 유치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 후보로 남기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이 사우디의 개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지적은 점점 힘을 받고 있다.
그런데 FIFA는 2030년 대회의 초반 3개 경기를 월드컵 100주년 기념 삼아 초대 개최국 우루과이 및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을 추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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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30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의 무리수 논란부터 2034년 대회 유치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 후보로 남기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이 사우디의 개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지적은 점점 힘을 받고 있다.
31일(한국시간) 호주축구협회는 월드컵 유치 신청을 할지 고민해 온 결과 최종적으로 유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개최 의향을 밝힌 국가는 사우디 하나만 남았다.
대륙간 순환원칙에 따르면 6개 대륙이 돌아가면서 열어야 하고, 개최역량이 부족한 오세아니아가 포기할 경우에도 5회마다 같은 대륙에 개최권이 돌아가야 한다. 즉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에는 2042년이 되어야 아시아에 개최권이 돌아오는 것이 상식적이었다. 전례를 봐도 2002년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최초로 공동개최한 뒤 20년이 지났을 때 카타르가 대회를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회 상황은 이상할 정도로 아시아 개최 희망국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다음 2026년 대회가 북중미 3개국에서 열리고, 2030년 대회가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공동개최를 통해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열리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다른 대륙이고 국경이 붙어있지도 않지만, 좁은 해협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베리아 반도와 북아프리카 사이 해협의 최단거리는 14km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큰 나라의 단독개최보다 이동거리가 오히려 짧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FIFA는 2030년 대회의 초반 3개 경기를 월드컵 100주년 기념 삼아 초대 개최국 우루과이 및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을 추가 발표했다. 이로써 2030년 대회 개최 대륙은 무려 3개로 늘었다. 남미까지 2034년 대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여러모로 무리한 2030년 대회 계획이었다. 월드컵을 무려 6개국에서 분산 개최하고, 특히 초반 3경기를 치르는 팀의 컨디션 관리를 하기 힘들다는 점은 치명적이었다. 환경단체들은 최근 중요시되는 탄소중립과 달리 대회 중 항공으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너무 길어 탄소배출량이 증가할 거라고 지적했다. 이는 FIFA가 최근 강조한 친환경 기조와도 부딪쳤다.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은 "대회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무리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달 초 2034년 대회 개최 신청을 받기 시작하자 사우디가 단 몇 분 만에 의향을 밝혔고, 유일한 경쟁자로 거론되던 호주가 물러나면서 '사우디의 개최를 밀어주기 위해 FIFA가 대륙들의 개최권을 한 대회에 몰아 쓰게 했다'는 의혹이 힘을 받았다. 개최국 선정을 둘러싸고 FIFA 집행위원들 사이에서 수많은 로비가 벌어진다는 폭로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블래터 전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사우디 축구계는 올해 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카림 벤제마, 네이마르 주니오르, 사디오 마네 등 세계적인 스타를 대거 영입했다. 그때마다 '이들에게 사우디 월드컵 개최 홍보대사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곤 했다. 사우디 축구협회의 유치 선언 후 제이크 살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유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전망대로 사우디가 유치하면 사상 첫 중동 월드컵에 이어 단 12년 만에 중동에서 또 대회가 열리게 된다. 아랍권 월드컵으로 범주를 확대할 경우 2030년 개최국 모로코도 포함되므로 2022, 2030, 2034년 대회가 연속으로 아랍권에서 열리게 된다. 세계축구의 흐름이 돈을 많이 쓰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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