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KT, 초거대 AI ‘믿음’ 출시…“3년 내 매출 1000억원 목표”

김경미 2023. 10. 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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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 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KT

KT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을 공식 출시하며, AI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지만 자체 AI가 없는 기업에 맞춤형 모델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묶어 팔아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 2026년까지 초거대 AI 매출을 1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무슨 일이야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정식 공개했다. KT에 따르면 ‘믿음’은 국내 최초로 1조 토큰(AI가 인식하는 문자 데이터 단위)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한 LLM. KT는 기업이 사용 목적에 맞게 AI 모델을 골라 쓸 수 있도록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를 달리 해 4종으로 출시했다. 또 AI 모델을 원하는대로 미세조정(파인튜닝) 할 수 있도록 기반 모델(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전 개방하고, 이를 위한 개발 도구를 전용 포털 ‘KT 믿음 스튜디오’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KT는 이같은 초거대 AI 모델과 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전용 클라우드팜(데이터센터)을 묶음 판매할 계획. 최준기 AI·빅데이터 사업본부장은 “KT클라우드와 믿음을 조합해 사용하면 경쟁사 대비 약 30% 저렴한 비용으로 AI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토큰 단위 과금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을 위해 과금 체계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주도하던 국내 생성 AI 시장에서 KT를 비롯한 통신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8월 공개한 LLM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챗봇(클로바X), 검색서비스(큐:)를 선보였지만 답변의 정확성과 속도 등에서 이용자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LLM ‘KO-GPT 2.0’ 공개 시점을 상반기에서 10월 말 이후로 한 차례 미뤘는데, 현재는 연내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 사이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통신 서비스에 특화된 생성 AI 모델을 선보이며 글로벌 진출까지 꾀하는 중. SK텔레콤은 ‘에이닷X LLM’으로 유럽·중동·싱가포르 진출을 선언했고, LG유플러스도 통신 특화 LLM ‘엑시젠’을 선보였다. KT도 ‘믿음’을 활용해 태국 자스민그룹과 태국어 LLM 구축 사업에 뛰어들면서 동남아 AI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


KT AI의 차별화 포인트는?


① 완전 개방·맞춤형 AI: KT는 AI 기반 모델과 함께 미세조정(FFT) 컨설팅도 제공해 기업들의 맞춤형 AI 개발을 지원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메타의 LLM ‘라마’ 역시 개인·스타트업이 가공할 수 있는 개방형 AI지만, 해외 빅테크에 데이터가 종속될 수 있는 우려가 있고 한국어 서비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게 KT의 설명이다. 지난 달 KT가 100억원 규모로 지분 투자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는 “메타의 라마나 프랑스 미스트랄이 발표한 개방형 AI 모델이 업계에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KT의) 믿음 개방은 큰 결단이고 국내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② 스타트업 연합: K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300억원),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150억원)를 비롯해 업스테이지(100억원), 콴다(100억원) 등 AI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며 AI 풀스택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 인프라, 솔루션, 응용 서비스 등을 모두 아울러 제공하겠다는 것. 이 같은 협력은 ‘믿음’을 다양한 분야로 고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업스테이지(LLM 사업화), 콴다·에누마(교육), 비아이매트릭스(기업용 비서) 등 다양한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AI 사업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가 B2B에 집중하는 이유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사진 네이버 클라우드
자체 개발 LLM에 클라우드 사업까지 보유한 ICT 기업들은 B2B 시장으로 몰려 들고 있다. 챗GPT 출시 이후 AI 기술을 업무나 사업에 적용하려는 기업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업 고객에 기술을 지원하는 B2B 사업은 즉각적인 수익화도 가능하다. 전날 네이버가 선보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데이터 유출에 민감한 기업을 위해 기업의 데이터 센터 내부에 폐쇄형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고 사내 망과 연동하는 것을 장점으로 앞세웠다.

B2C와 B2B를 동시에 노린 네이버와 달리 KT는 B2B 서비스에 집중한다. 최 본부장은 “KT는 이미 65만 규모의 기업 고객을 확보해 B2B 사업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다 자체 LLM까지 개발했다”며 “3년 뒤(2026년)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AI 환각, 잡을 수 있을까


생성 AI의 고질적인 약점은 잘못된 내용을 사실처럼 답변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KT가 내놓은 ‘신뢰 패키지’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KT는 도식화된 복잡한 문서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하고(다큐먼트 AI), 가장 최신의 정보를 찾아내 오류를 막는 한편(딥러닝 기술서치 AI), 원문에 근거한 응답만 생성하도록 학습을 강화(팩트가드 AI)하는 방식으로 오류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배순민 KT AI2XL연구소 소장은 “검색, 추론, 답변 단계의 할루시네이션을 막기 위한 기술”이라고 소개하며 “기존 생성 AI 서비스 대비 할루시네이션을 70% 가까이 줄였다”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편향성을 우려해 보편적으로 안전한 내용의 한국어 답변을 내놓는 테스트도 진행 중”이라며 “초기에는 다소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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