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을 신인 없는데 얼리는 풍년? “이미 악순환 접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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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취업률이 밑바닥을 찍었다.
남자부에선 2014-2015시즌을 기점으로 대학 졸업예정자가 되기 전에 일찍 드래프트를 신청해 프로팀에 입단하는 얼리 드래프트 지명이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선 1라운드 지명자 전원이 얼리 엔트리로 채워졌고, 올해도 전체 20명의 취업자를 통틀어 봤을 때 대학 졸업예정자는 7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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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취업률이 밑바닥을 찍었다. 지난 2005-2006시즌에 기록한 56.25%의 종전 최저치보다도 한참 낮은 수치다. 표면적인 원인으로는 신인들의 기량 문제가 거론된다. 그런데 어딘지 이상하다. 기량은 떨어지는데 얼리 드래프트 참가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모순적인 현상에 배구계 곳곳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업계 종사자들에겐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도 일찍이 ‘뽑을 신인이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천식 인하대 감독(전 대한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31일 국민일보에 “장기적으로 보지 않아도 배구계는 이미 악순환에 접어들었다”며 “(선수층이 너무 얇아져) 바닥까지 훑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대어’로 꼽히는 선수도 비교적 적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활약했던 경기대 이윤수와 양수현, 수성고 윤서진이 그나마 검증된 자원이라는 평가가 있었을 뿐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팀 한 구단의 A감독은 30일 드래프트 현장에서 대학 감독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한 명도 뽑지 못할 수도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유소년 선수들의 기량은 떨어지는데 한 편에선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남자부에선 2014-2015시즌을 기점으로 대학 졸업예정자가 되기 전에 일찍 드래프트를 신청해 프로팀에 입단하는 얼리 드래프트 지명이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선 1라운드 지명자 전원이 얼리 엔트리로 채워졌고, 올해도 전체 20명의 취업자를 통틀어 봤을 때 대학 졸업예정자는 7명뿐이었다.
이번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윤수도 경기대 2학년으로 얼리 엔트리였다. 이윤수는 30일 드래프트를 마친 후 “같이 국제 대회를 뛰었던 프로 형들이 ‘나올 수 있을 때 최대한 빨리 나오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 역시 “요새는 대학교 4학년 때 드래프트에 나가면 창피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실력이 있는 선수들이 프로 무대로 빨리 빠져나가면 전력에 공백이 생겨 고등학교, 대학교 팀의 수준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앞으로도 얼리 드래프트 출신들이 많이 나올 텐데, 그러면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팀들의 수준이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신인들이 적응을 잘 마치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남자부의 경우 한 경기에 14인 엔트리 제한이 있는 데다 2군 경기도 없어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다. 그 결과 젊은 나이에 팀을 떠나는 선수들이 속출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저변 약화다. 유소년 배구 선수들의 파이가 줄고 입문도 늦어지다 보니 선수를 육성하기 쉽지 않다. 물론 배구계가 마냥 손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유소년 배구 교실 운영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역시 엘리트 선수 육성으로 향하는 징검다리 역할은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현재 한국의 유소년 배구는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것 같다”며 “엘리트 체육으로 전환해 훈련량을 더 늘리고 어린 선수들이 종목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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