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홍보안내판 업체 변경-디자인 도용 논란 책임 떠넘겨"

장재완 2023. 10. 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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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변경 관련해 책임 회피... 디자인 도용 논란에는 "받았다"-"보여주기만 했다" 엇갈려

[장재완 기자]

 충남 계룡시청.
ⓒ 장재완
 
충남 계룡시(시장 이응우)가 도로변 홍보안내판 설치 과정에서 당초 사업을 진행하던 업체를 변경하여 타 업체와 계약하고, 디자인마저 도용하여 사용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계룡시 공무원들의 책임 떠넘기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련 기사: 충남 계룡시, 홍보안내판 디자인 업체 변경·디자인 도용 논란 https://omn.kr/267yf)

J광고는 지난 6월 초 계룡시청 문화체육관광실 관광진흥 담당자의 요청으로 '도로변 홍보안내판 설치 사업'을 진행해 왔다. 여러 차례의 현장실사, 문구변경, 서체변경, 디자인변경 등을 통해 최종안을 확정했고, 견적서와 함께 시안을 보냈다.

그런데 담당자인 M팀장은 특별한 설명 없이 7월 초 홀딩을 요구했고, 계룡시는 9월 타 업체인 K광고와 해당 사업 계약을 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10월 초 시공된 홍보안내판이 J광고에서 제작한 디자인 시안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 이에 대해 J광고 S대표는 디자인 도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 계룡시청 담당 공무원들은 책임을 떠넘기는 답변으로 S대표를 더욱 분노하게 하고 있다.

S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이번 사업을 담당해 온 M팀장은 "회계팀에서 '순번'이 아니라서 이번 계약은 다른 업체와 해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S대표는 "말도 안 된다. 지금까지 일을 시켜 놓고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회계팀에 정확히 얘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9월 10일경 계룡시는 J광고가 아닌 K광고와 계약했다. 안내판이 설치된 후에야 이 사실을 안 S대표는 회계팀에 전화해 항의했다. 그러자 회계팀 담당자는 "J광고는 같은 부서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다른 계약 건이 있어서 계약이 어렵다. 순번대로 해야 한다"면서 "다만 수개월 동안 담당 부서와 그렇게 많이 진행했는지 몰랐다. 알았다면 감안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S대표는 '순번이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 '언제부터 순번대로 계약했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그는 "'M팀장은 '이미 안내판 시공을 위한 시안과 도면, 견적서까지 다 받았다고 전달했는데도 회계팀에서 안 된다고 한다'고 했는데, 회계팀에서는 '관련 부서와 그렇게 많이 일이 진행됐는지 몰랐다'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회계팀에 전화해 '계약에 순번이 존재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회계팀은 "명확한 순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계룡시에 해당 시공이 가능한 자격을 갖춘 업체가 4곳인데, 2곳은 이미 많은 계약을 했고, J광고는 현재 진행되는 계약이 있어서 나머지 한 업체인 K광고와 계약하게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순번은 존재하지 않으며, 골고루 나눠주기 위해 안배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는 디자인·시공능력이나 가격경쟁력 등을 우선 고려하지 않고, 공무원의 판단에 따라 '나눠주기'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M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K광고는 디자인을 못하니까 직원(계룡시청 부서 직원)이 J광고와 같이 하고 싶다고 몇 번을 이야기 했는데도 회계팀에서 안 된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회계팀 담당자는 'J광고와 그 사업이 그렇게 많이 진행된 줄 몰랐다. 알았다면 (중복계약을 피하기 위해) 기존 사업이 종료된 후에 계약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은 '이미 사업진행 상황을 (회계팀에) 충분히 말했다'는 M팀장의 답변과 상반된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J광고 제작 시안, K광고에 넘긴 공무원... "보내 주진 않았다" 거짓 답변
  
 충남 계룡시가 1번 국도변에 설치한 홍보 안내판과 관련한 디자인 도용 논란이 일고 있다. 계룡시는 당초 J광고에게 맡겨 시안을 받았으나, 이후 계약을 변경해 타 업체에 시공을 맡겼다. 사진 왼쪽은 J광고가 계룡시청 담당자에게 보낸 최종 시안. 사진 오른쪽은 K공고가 현재 설치해 놓은 홍보 안내판. 비교가 쉽도록 편집한 것으로 글씨의 간격과 굵기만 다를 뿐 거의 모든 것이 똑 같다는 게 의혹을 제기하는 J광고 측의 주장이다.
ⓒ J광고
 
또한 J광고가 제작한 디자인 시안을 M팀장이 K광고에 넘겨줬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일을 담당해 온 M팀장은 S대표에게 'K광고에 시안을 받았는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안 나와서 참고하라고 보내줬다'고 답변했다. S대표가 '어떻게 우리 회사 마크가 그대로 찍혀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넘겨줄 수 있느냐'고 따지자 M팀장은 '회사마크는 지워서 보내줬다'고 답했다.

또한 M팀장은 S대표에게 '시장님이 (현 시공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바꿀 수도 없었다. 디자인 안 나오는 것 S대표도 알지 않느냐? 시간은 없고 그래서 참고하라고 시안을 줬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M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J광고의 시안을 K광고에 넘겨줬느냐'는 질문에 "주지 않았다. 보여주기만 했다"고 답했다. 재차 '이메일이나 카톡으로 보내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보내주지 않았다"고 S대표에게 한 말과 다르게 답변했다.

그런데 K광고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M팀장과 다르게 답변했다. 그는 'J광고에서 제작한 시안을 M팀장으로부터 받았나, 왜 남의 회사 시안을 그대로 사용했나'라고 묻는 질문에 "받았다"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누가 제작했는지 몰랐다.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었다. 또한 '어떤 방법으로 받았느냐'는 질문에 "받는 방법까지 내가 왜 대답해야 하느냐"면서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이러한 계룡시 공무원들의 태도에 대해 S대표는 "계룡시 공무원들이 뒤로는 '잘못했다', '사과한다', '디자인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식으로 말하고, 앞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뻔뻔한 태도를 보인다"며 "자기 책임만 모면하려고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공직사회가 이런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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