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尹 '육사 갔으면 쿠데타' 발언"…법무차관 "허무맹랑"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30일 열린 ‘고발사주 사건’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옥곤 부장판사)에 증인으로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회식 자리에서 ‘육사에 갔다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부장은 “이노공 현 법무부 차관은 '(윤 총장이) 대권을 이루게 해달라’고 건배사 했다”는 주장도 했다. 이 차관은 “허무맹랑한 거짓”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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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공 “퇴임 후 회식 안 가… 의도된 거짓”
이 차관은 31일 입장문을 내고 “2020년 2월 검사직을 사직했고, 한동수씨가 언급한 그해 3월 19일 회식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또 “당연히 그날 한씨를 본 적이 없고 어느 자리에서든 (대권 관련) 발언을 한 사실조차 없다”며 “의도적 거짓 증언에 대해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차관은 한 전 부장이 지목한 날짜에 한 달 앞서 검찰을 떠났었다.
한 전 부장은 전날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고발사주를 지시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다가 “윤석열 총장일 때 기억에 남는 건”이라며 돌발 발언을 시작했다. 한 전 부장은 “(2020년) 3월 19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던 때다. 총장실에서 번개(즉석 약속)로 (대검찰청 인근) 서래마을에서 회식이 잡혔다. 저는 연수원 기수가 빨라 (윤) 총장 다음 자리에 앉았다”며 “윤 총장이 그날 기분 좋아서 폭탄주를 마시면서 ‘만일 육사 갔으면 쿠데타 했을 것’이라고 했다. 쿠데타라는 말이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한동수 “윤 총장 발언, 명확히 들었다”
이어 한 전 부장은 “윤 총장이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라고 했다”면서 “윤 총장이 ‘관련 서적을 찾아 도서관에 비치했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 왼쪽 귀는 안 들리는데 오른쪽 귀는 잘 들린다. 명확히 들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 전 부장은 “동석한 이노공 현 법무부 차관이 ‘대권을 이루게 해 달라’는 내용의 건배사를 했다”는 주장도 했다.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발언이 계속되자 피고인 측 변호인은 “이런 얘기까지 해야 되나”라고 항의했다. 재판부는 “일단 하라”며 한 전 부장에 시간을 줬다. 다만, 재판부는 ‘윤석열 총장의 고발사주 지시’ 주장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보면 증인(한 전 부장)의 추론에 따른 이야기”라며 “한 전 부장에 따르면, 검찰총장이 지시했는데 실제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의문점을 지적했다.
한 전 부장은 2019년 10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임명 제청해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 감찰부장직을 수행했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장관의 갈등 국면에서 윤 총장의 징계 처분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었다. 정권교체 이후 검찰 인사에서 사표를 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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