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메시 발롱도르 수상에 '축하합니다'…팬들은 "징계나 먹인 주제에 축하?" 비난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리오넬 메시의 8번째 발롱도르 수상에 세계 축구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도 메시가 몸담았던 구단으로서 축하 메시지를 올렸지만 반응은 좋지 못했다.
메시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한 해 동안 세계 축구 선수들 중 가장 활약이 뛰어난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이번 수상으로 메시는 8번째 발롱도르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2021년 수상으로 7번째 발롱도르를 품으며 축구 역사상 발롱도르를 가장 많이 수상한 선수였던 메시는 2023년에도 수상에 성공하면서 전무후무한 '발롱도르 8회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메시는 8번째 수상에 대한 기쁨보다는 담담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시상식에 찾아온 많은 선수들도 메시의 수상을 축하하며 기립 박수를 쳤고, 메시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화답했다.
메시는 수상 소감으로 마라도나와 월드컵, 바르셀로나 시절을 언급했으며, 경쟁자였던 엘링 홀란의 팀인 맨시티까지 칭찬했다. 이후 메시는 "난 내가 보유하고 있는 커리어를 갖게 될 거라고, 대표팀에서 함께한 어려운 순간들을 겪은 후 월드컵에서 우승해 내 꿈을 이루게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다시 한번 오게 돼 기쁘다"라며 기쁨도 숨기지 않았다.
메시의 친정팀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수상 이후 공식 SNS를 통해 "GOAT(Greatest Of All Time)가 다시 해냈다. 바르셀로나는 당신이 자랑스럽다"라며 메시의 수상을 축하했고, 현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도 "여덟 번의 수상, 단 하나의 이름, 메시"라며 메시의 수상 축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메시의 직전 소속팀이었던 PSG도 수상자 메시와 30인에 포함된 음바페, 랭달 콜로 무아니의 사진을 게시하며,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의 축하글을 통해 수상에 대한 축하를 남겼다.
PSG는 공식 SNS를 통해 "발롱도르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들을 축하한다. 메시와 음바페의 천재성을 반영해 우리의 2022/23 시즌 PSG 선수 두 명이 포디움에 오르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는 또한 이번 여름 합류한 무아니까지 인정받으며, 매년 유지되는 우수성의 기준을 보여줘서 기쁘다"라며 메시의 수상, 음바페와 무아니의 발롱도르 후보 선정을 축하했다.
다만 PSG의 축하 게시물 만큼은 메시를 지지하는 팬들의 싸늘한 반응을 맞이해야 했다.
팬들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통해 "감사 연설에서 PSG는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그를 넣었다", "너희는 메시를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이제 다시 너희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삭제해라", "당신들은 존경심도 없었다", "PSG는 메시를 최고로 나쁘게 대우했다", "징계 줄 땐 언제고"라며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러한 반응의 이유는 지난 시즌까지 PSG에서 활약한 메시를 구단이 대우한 방식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2021/22 시즌을 앞두고 PSG는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리오넬 메시까지 영입하며 엄청난 공격진을 구성했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세 선수가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자 팬들은 엄청난 기대감을 보였고, 곧바로 PSG가 꿈꾸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세 선수의 호흡은 PSG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메시 영입 이후 PSG는 2021/22 시즌, 2022/23 시즌 모두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며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후 메시가 자유계약으로 이적하며 세 선수의 호흡은 마무리됐다.
특히 PSG 팬들과 메시의 사이는 지난 시즌 크게 틀어졌다. 2022/2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던 PSG는 뛰어난 전력에도 불구하고 16강에서 조기 탈락했고, 일부 팬들은 음바페가 아닌 메시와 네이마르 등 남미 출신 고액 연봉자들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그들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지 못한 메시와 네이마르에 큰 불만을 가져 자택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며 눈길을 끌었다. 메시는 PSG 시절 막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가 '훈련 중 무단 이탈'이라는 이유로 훈련 및 경기 금지 중징계까지 당했다.
메시는 결국 인터 마이애미 이적 후 화를 쏟아냈다. 그는 "난 PSG로 가는 걸 원하지도 않았고, 계획하지도 않았다. 난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며 "난 바르셀로나에 머물고 싶었지만 내가 살던 곳과 다른 도시에 사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라며 PSG 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동료였던 네이마르는 알힐랄 이적 이후 PSG에서 메시가 겪었던 대우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메시와 보낸 한 해 동안 매우 행복했지만, 동시에 슬프기도 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천국에 갔고, 파리에서는 나와 함께 지옥을 경험했기 때문에 매우 슬펐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챔피언이 되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PSG에서 메시와 함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메시는 축구적인 관점으로 볼 때 마땅치 않은 방식으로 PSG를 떠났다. 메시의 모든 것, 혹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는 훈련하고, 싸우고, 지면 화를 내는 사람이며, 그는 내가 보이게 불공평하게 대우받았다"라며 메시가 PSG에서 많은 노력을 쏟았음에도 그에 대한 대우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PSG 팬들은 "메시, 마침내 무례함을 제거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본인들의 홈구장도 아닌 인터 마이애미 홈구장까지 방문해 내걸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PSG가 메시를 마치 팀의 레전드인 것처럼 발롱도르 축하 게시물을 올리자 메시를 지지하는 팬들은 구단의 행동에 강한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한편 PSG 시절 동료였던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PSG와 메시의 관계와는 별개로 발롱도르 축하 게시물을 남기기도 했다.
음바페는 자신의 SNS에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사진을 게시하며 "레오(메시의 애칭), 수상 축하해! 받을 자격이 충분해(Felicidades Leo por tu premio. Tú lo mereces)"라는 글귀와 박수를 치는 이모티콘을 함께 작성했다. 네이마르도 SNS를 통해 메시의 수상 사진과 함께 그를 태그하며 "축하해 레오, 당신은 최고다"라며 메시의 수상을 축하했다.
발롱도르 수상 축하에도 불구하고 PSG와 메시의 사이에 대한 팬들의 비난은 계속된 가운데, 결국 구단과 선수의 아쉬운 이별로 인해 PSG는 메시의 선수 경력에 큰 이름으로 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AFP, 로이터/연합뉴스, PSG SNS, 바르셀로나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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