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 중심적 설교는 그만…” 어떻게 말씀 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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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청중을 중심으로 설교해선 안 된다.'
김 목사는 "어느 순간부터 목회자들의 설교가 클리셰(진부한 상투어)처럼 변해 말씀의 사건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안타깝다"면서 "현 시대는 기후 위기와 저출산 등 우리를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설교자는 문제를 직면해야 하며 하나님이 바라시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아 선포하고 배(한국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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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로 신본주의적 말씀 전해야”
‘목회자가 청중을 중심으로 설교해선 안 된다.’
한국실천신학연구소(한실련·운영위원장 임희국 교수)가 31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마련한 ‘2024년을 위한 설교세미나’에서는 다소 역설적인 내용이 제시됐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짙어지는 인본주의적인 시대상에 역행하는 듯한 의견이지만, 이는 한실련 공동대표인 김종렬 목사의 진솔한 고백이자 60년 넘게 신학에 몰두한 결과였다. 설교가 첫 번째 청중인 하나님께 고백하는 영적인 예배라는 이유에서다.
김 목사는 설교의 본질인 복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세계선교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다”면서 “하지만 이 성장 신화가 교회성장 제일주의로 이어졌고 목회의 우상이 됐다. 이는 설교가 본문(성경)을 떠나게 된 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교가 다시 복음으로 돌아와 인본주의와 청중으로부터 자유롭고 신본주의적인 바른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교회를 아름답게 세상을 새롭게’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젊은 전도사를 비롯해 부교역자와 담임목사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설교 토크쇼 형식으로 이어진 행사에는 지형은(성락성결교회) 김기석(청파감리교회)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두 목회자는 각각 설교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지 목사는 목회자가 도리어 설교자의 신분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목회자는 설교자 이전에 그리스도인”이라며 “설교자로 성경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인으로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읽어야 행복해지고 이 행복이 설교에 담겨 성도에게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어느 순간부터 목회자들의 설교가 클리셰(진부한 상투어)처럼 변해 말씀의 사건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안타깝다”면서 “현 시대는 기후 위기와 저출산 등 우리를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설교자는 문제를 직면해야 하며 하나님이 바라시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아 선포하고 배(한국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본 비교를 통한 성경 연구 방안’을 주제로 발제한 이두희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바른 설교를 위해 다양한 번역본의 성경 연구를 권면했다. 그는 “원천 언어와 대상 언어 사이에는 언어·문화적 요소로 의미가 변할 수밖에 없다”면서 “여러 성경 번역본을 함께 비교하며 읽음으로써 원문이 나타내고자 했던 의미에 더 풍성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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