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잡힌 중수본부장…일부에선 럼피스킨병 방역 걱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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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르게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출장 건은 럼피스킨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이라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질 줄 몰랐다"며 "중수본부장이 해외 출장으로 자리에 없을 경우 농식품부 차관이 직접 방역 상황을 지휘하기 때문에 방역 조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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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확산세에도 자리 비운 중수본부장
네팔서 부산세계박람회 지지 요청 예정
전문가 “농민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르게 됐다. 사전에 계획된 출장이고, 상대국 요청이 있었던 만큼 불가피한 여정이지만, 결과적으로 전염병이 악화하는 상황에 방역 지휘자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적절한 대응이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황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장(농식품부 장관)은 다음 달 1~4일 ‘농축산협력 확대 및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교섭 국외 출장’이라는 명목으로 네팔을 다녀올 계획이다.
네팔 출장은 2박 4일 일정으로 농식품부 국제협력총괄과 관계자를 포함해 4~5명이 동행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베두람 부샬(Beduram Bhushal) 네팔 농업축산개발부 장관 등 고위급 관계자와 만나 젖소 보내기 후속방안 면담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 한 한우농가에서 발병이 처음 확인된 럼피스킨병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모두 67건으로 늘었다. 발생지역은 더 넓어졌다. 충남에 이어 경기, 인천, 충북, 강원, 전북, 전남 등 7개 시·도로 범위가 커졌다. 다양한 경로로 퍼지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엔 비상이 걸렸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고열과 피부 결절(단단한 혹)이 나타난다.
또 전염이 확산할 경우 농장의 경제적 피해가 클 수 있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졌다.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방역을 책임지는 중수본부장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조호성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 위원장(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은 “잠복기를 고려하면 최소 2주 정도 지켜봐야겠지만, 산발적으론 계속 (확진사례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 본부장 직함을 맡은 장관이 있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 대학 수의학과 교수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구제역에 이어 럼피스킨병까지 가축전염병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엑스포 유치 등이란 여러 이유로 해외 출장길이라니 말문이 막힌다”며 “현장으로 달려가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출장 건은 럼피스킨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이라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질 줄 몰랐다”며 “중수본부장이 해외 출장으로 자리에 없을 경우 농식품부 차관이 직접 방역 상황을 지휘하기 때문에 방역 조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수본에선 긴급 백신 접종과 방역 추진상황 등을 지속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럼피스킨병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취소한 지자체장도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 29일부터 5박 6일간 계획했던 독일 베를린 공무 출장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취소 후 방역 상황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병옥 음성군수도 지난 25~27일 예정돼 있던 몽골 출장을 취소했다.
한편, 중수본은 럼피스킨병 400만 마리 분 백신을 긴급 도입해 전국 모든 소에 대해 다음 달 10일까지 백신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지난 30일 밝혔다. 지난 28일 백신 127만 마리 분을 들여온 데 이어 29일 63마리분, 이날 210만 마리 분을 각각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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