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나가는 DCDS 수수료…카드사 올해도 1000억 '쏠쏠'
판매 끝났지만 가입자 아직도 100만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도 카드 이용대금 채무면제·유예 서비스(DCDS) 상품을 통해 1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가 중단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00만명을 웃도는 가입자들이 매달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어서다.
가입자가 카드값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인 DCDS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도 명세서를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를 제외한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BC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DCDS 수입 수수료는 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14억원)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도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DCDS는 수수료를 납부한 고객이 사망·질병 등의 사유로 카드값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채무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상품이다. 그런데 2015년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듬해 판매가 중단됐다.
카드사들이 최근 5년 간 DCDS로 벌어들인 수수료는 총 6314억원에 이른다. 2018년 1622억원에 이어 ▲2019년 1389억원 ▲2020년 1201억원 ▲2021년 1087억원 ▲2022년 1015억원 등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DCDS를 통해 고객에게 보상금으로 나간 돈은 989억원으로, 보상률은 15.7%에 그쳤다. 더구나 보상금은 카드사가 가입한 보험사에서 지급한다. 카드사들은 보험사에 내는 보험료 1424억원을 제외한 수수료 수익 4890억원을 챙긴 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매월 카드 채무액에서 일정 수수료율을 반영한 수수료를 내야한다. 수수료율은 평균 0.2~0.5% 수준이다. 예를 들어 한 달간 카드 결제금액이 90만원이고 결제 후 잔액이 10만원일 때 가입한 채무면제유예상품 수수료율이 0.495%라면, 수수료는 전체 채무액 1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4950원이 된다.
주의할 점은 약관에 따라 회원이 카드로 사용한 일시불과 할부뿐 아니라 단기카드대출, 이자, 연체료, 카드론(채무잔액) 등을 포함한 총 채무액에 대해 일정비율의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이다. 즉, DCDS 가입회원이 카드론을 이용하는 경우 카드론 채무잔액 및 카드론 이자에 대해서도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이다.
보장 내용도 카드사와 상품마다 다르다. 다만 각 사별 보장 항목에 공통으로 포함돼 있는 ‘치명적 질병’은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암, 만성신부전증 등 중증 이상의 질병이 해당된다. DCDS로 사실상 보장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DCDS는 2016년에 판매가 중단되다 보니, 상품에 가입된 줄 모르고 있다가 사망‧질병시 보상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DCDS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 말에도 여전히 101만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불만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CDS를 포함한 유료 부가상품 민원은 2017년 4048건에서 2021년 7223건으로 78.4% 증가했다. 이중 유료 부가상품 해지 관련 민원이 1만4901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카드사의 DCDS 보상요건에 대한 불만, 약정된 서비스 제공 요구 등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카드업계는 DCDS를 통해 채무면제를 받는 고객도 있다며, 상시 가입확인을 유도하는 등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이슈와 민원을 줄이고자 가입자들에게 연 2회씩 안내 문자나 이용대금명세서에 DCDS 가입내역, 핵심설명서 등을 고지하고 있다”며 “가입자 역시 명세서 및 홈페이지를 통해 수수료와 가입내역을 꼼꼼히 확인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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