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삼성 반도체, 내년 HBM 공급 늘린다…"고객사 협의 완료"(종합)
HBM3, 내년 전체 물량의 과반 비중 예상
"내년 메모리 시장, 수요 회복세 이어갈 것"
낸드 감산 확대 및 선단 공정 전환 집중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을 업계 최대 수준으로 늘린다. 내년 HBM 공급과 관련해 고객사와 합의를 마친 상태로, 최신 제품인 HBM3와 HBM3E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 내년 HBM 전체 물량에서 HBM3 비중은 절반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HBM3와 HBM3E 신제품 사업을 활발히 확대하고 있다"며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업계 최고 유지 차원에서 올해보다 2.5배 이상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미 해당 물량에 대해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는 설명도 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이다. 최근 생성형 AI 효과로 시장 내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를 양산 중이며 4분기에 고객사를 늘려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 HBM 판매 물량에서 HBM3 비중을 과반으로 늘린다.
최신 제품인 HBM3E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올린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9.6Gbps 속도의 24GB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내년 상반기에 개시할 예정"이라며 "36GB 제품도 내년 1분기 샘플 공급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높아지는 AI 시장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메모리 시장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시장 재고가 정상화하면서 AI 용 제품 수요가 늘고 PC, 모바일 고용량화 추세가 수요를 끌어올려 가격이 오른다는 내용이다. 공급 측면에선 업계 감산과 함께 최근 업계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줄면서 제품 공급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HBM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앞으로 빠른 시간에 재고를 정상화하기 위해 추가로 선별적인 생산 조정 등의 감산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낸드를 중심으로 생산 하향 폭을 더 크게 둔다는 방침이다. 다만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지한 CAPEX를 기반으로 선단 공정 제품의 공급 비중은 계속 늘릴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에도 힘을 쏟는다. 김 부사장은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을 우선순위에 두고 V7, V8으로의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하려 한다"고 했다. 또 "최근 미 정부로부터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인증을 받았기에 중국 시안 공장의 공정 전환에도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선 선단 공정 투자를 늘리고 생성형 AI 먹거리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3분기에 고성능 컴퓨팅(HPC) 효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주를 달성했다.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평택 캠퍼스와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등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생성형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AI 용 가속기 모듈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요 구성 요소로 보틀넥(병목 현상)을 겪는 HBM과 2.5D 패키지를 중심으로 공급 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하고 추가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해 증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67조4000억원 매출액과 2조43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함께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올해 계속 적자인 반도체(DS부문) 사업 부진을 메웠다. DS부문은 3분기에 3조75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 1분기(4조5800억원)와 2분기(4조3600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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