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명의 빌려 계약…전월세 대출금 22억 가로챈 일당

가짜 임차인 23명 모집해 수수료 주고 명의 빌려
계약 파기 후 임대인에게 입금된 대출금 가로채

뉴시스.

인터넷 금융기관의 전월세 대출금 심사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점을 악용해 대출금 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20대 A씨 등 총책 2명을 구속하고, 모집책인 20대 B씨 등 공범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인터넷 금융기관에서 전월세 보증금 대출로 23차례 22억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에서 전월세를 구할 것처럼 행세할 가짜 임차인 23명을 모집해 수수료를 주고 명의를 빌렸다. 이후 수도권 일대 오피스텔이나 빌라 23세대의 임대인과 전월세 계약을 했다.

인터넷 금융기관이 대출을 승인하면 전월세 계약을 파기한 뒤 임대인에게 입금된 대출금을 자신들이 돌려받아 챙겼다. 이들은 계약 파기 후 계약금을 제외한 대출금을 받거나, 대출금 전부를 돌려받기도 했다.

A씨 일당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인터넷 금융기관의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총책을 중심으로 중간책과 모집책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며 “전월세 계약을 취소하면 임대인이 받은 대출금을 은행에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허점을 노리고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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