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 마약 투약’ 전두환 손자 징역 3년 구형…"매일 잘못 반성"

이병준 2023. 10. 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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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나도 큰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최경서) 심리로 열린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첫 재판. 전씨가 최후진술에서 고개를 숙였다. 전씨는 ”매일같이 제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후회하고 있다”며 “(마약이) 얼마나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위험하고 무서운지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넓은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어 달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날 재판은 14분 만에 끝났다. 전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LSD, 엑스터시, 대마 등 마약을 수차례 구입해 투약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전씨는 지난 3월 실시간 방송에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검찰은 “전씨는 다량의 마약류를 상당 기간 매수하고 투약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마약류를 투약하는 모습을 보여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전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338만 5000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전씨의 변호인은 “전씨는 자발적으로 미국에서 귀국해 혐의를 모두 자백했다. 귀국하지 않고 시간을 끌거나, (혐의를) 부인했다면 기소가 어려웠을 것이다. 다시는 마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전씨 스스로 적극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기 잃지 말라” 마약 재판에 쏟아진 응원


뉴시스

이날 법정 내 방청석엔 전씨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빼곡하게 앉았다. 재판이 끝나고 전씨가 법정을 나서자, 이들은 전씨를 향해 “응원합니다” “용기를 잃지 마세요” 등을 외쳤다. 법정과 법원 출구 앞에서 전씨를 기다리던 취재진이 “가족과 아직도 왕래하냐” “입장이 달라졌냐” 등을 물었지만, 전씨는 마스크를 쓴 채 두 손을 모으고 말없이 걸음을 재촉했다. 경호원은 없었다.

전씨는 지난 3월 유튜브 실시간 방송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어머니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금고 안에 엄청난 비자금이 있다고 했다”며 일가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는 등 폭탄 발언을 이어왔다. 귀국 후엔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 유족과 만나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며 사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22일 이 사건 1심 선고를 하기로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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