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전화해 "형 저예요, 땡잡았어요"…택시기사 놀라운 기지
보이스피싱범을 태운 택시 기사의 기지와 예리한 경찰의 공조가 1500만원 상당의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았다.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는사기방조 혐의로 4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한 길가에서 50대 피해자로부터 현금 1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저금리로 대출을 갚아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였다.
택시 기사 B씨(55)는 A씨가 피해자로부터 돈이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 두 개를 건네받는 모습을 수상히 여겼다.
B씨는 왕복 호출을 받고 수원시 팔달구에서부터 안성시 공도읍까지 A씨를데려다줬고, A씨가 잠시 내려 범행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다시 A씨를 태워 수원으로 돌아가던 중 B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형 저예요, 저 택시 하잖아요. 땡잡았어요”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신고와는 다른 내용에 B씨의 의도를 알아챈 경찰은 전화를 끊게 한 뒤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A씨 검거 작전을 세웠다.
B씨는 경찰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승객이 전화금융사기범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경찰은 A씨의 하차 지점인 수원역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가 택시에서 내리던 그를 긴급체포하고, 피해 금액 1500만원을 압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건당 20만원을 준다는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기까지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경찰은 A씨로부터 현금을 전달받으려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상황을 놓치지 않은 시민 신고로 범인을 검거한 사례”라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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