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앞둔 ‘셔틀콕 퀸’ 안세영…“방송·광고는 파리에서 金따고 할게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을 딛고 투혼을 발휘해 2관왕에 오르며 감동을 안긴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돌아온다. 새달 중순 코트에 복귀해 파리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안세영은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대한체육회 주최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 격려행사 ‘Thank you, 팀 코리아’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친 직후 귀국해 두문불출하며 재활에 전념해 온 안세영이 처음 소화한 공식 일정이다.
이 자리에서 안세영은 “그동안 온전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부상 부위는 많이 좋아졌다”면서 “아직은 정상 컨디션의 50~60% 수준이지만, 11월 중순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14일 개막하는 구마모토 마스터스)부터 출전한다는 계획을 갖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국제대회를 3개 정도 더 소화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과 단체전을 제패한 건 지난 1994년 방수현 이후 29년 만의 쾌거다. 특히나 단식 결승에서 경기 도중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안세영이 통증을 견디며 숙적 천위페이(중국)를 제압해 큰 감동을 안겼다.
대회 직후 인터뷰와 광고, 방송 출연 등 각종 제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모두 고사하고 묵묵히 재활에 전념한 것도 화제였다. 안세영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정말 많은 제의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분들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라면서 “아직은 선수로 보여드려야 할 게 많기에 배드민턴에만 집중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안세영은 당시 결정에 대해 “운동과 방송·광고를 병행하기엔 벅차다는 판단이었다”면서 “아직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어보지 못 했다. 파리올림픽 레이스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운동 이외에 다른 것까지 함께 할 순 없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엔 가외 활동에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원하시고, 나 또한 일정에 여유가 생긴다면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만약은 만약일 뿐”이라며 “지금 당장은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집중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세영이 재활에 매달리는 동안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천위페이의 독무대였다.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을 잇달아 제패하며 랭킹 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안세영이 여전히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향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2위), 천위페이(3위) 등 맞수들의 도전을 막아내야 한다.
“(오래 경기를 쉰 게) 아쉽기는 하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언급한 그는 “천위페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더 멀리 가기 전 한 템포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여유 있게 복귀를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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