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추종 단체 가담' 최연소 독일 극우당 주의원 체포
이달 초 독일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 소속의 주의회 의원이 나치 추종 단체에 가담한 혐의가 드러나 30일(현지시간) 체포됐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경찰은 이날 남서부 바이에른주의 다니엘 할렘바(22) AfD주의원에 대해 인종차별 선동·반헌법 단체 표식 사용 등 혐의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할렘바는 이달 8일 지방선거에서 20대 초반의 나이로 주의원 타이틀을 거머쥐며 최연소 정치인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독일 검·경에 따르면 할렘바는 지난달 경찰이 압수수색한 나치 추종 청년 단체 ‘튜토니아 프라하 학생회’의 회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학생회가 입주한 사무실에서 “나치식 경례인 ‘지크 하일(Sieg Heil, 승리 만세)’을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있었다.
경찰은 나치당의 상징물인 만자 문양(꺾인 십자가) 등을 압수하고 관련자 4명을 체포했다. 독일에선 헌법에 위배되는 나치 상징물을 게시하는 것이 불법이다. AfD는 자당 의원 체포에 “수사 당국이 민주주의를 겨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바이에른주 의회의 회기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할렘바의 신병을 확보했다. 회기가 개시되면 그에게 기소 면제 특권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할렘바는 앞서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AfD의 강성 극우파 정치인인 비요른 회케가 정치적 롤 모델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동부 튀링겐주의 의원인 회케는 지난 6월 이미 선동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엔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치욕의 기념비”라고 불렀고, 2021년 대중 연설에선 과거 나치 돌격대원들의 슬로건인 “모든 것은 독일을 위해!”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반(反) 이민 정책을 앞세운 AfD는 최근 독일 선거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주요 거점이었던 동부 주들뿐 아니라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서부 바이에른·헤세주 등에서 2~3위 득표율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할렘바 역시 바이에른주에서 AfD가 14.6%를 얻으며 주의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AfD는 전국적으로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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