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군인들 찾습니다"…고속도로 화재 진화 후 사라진 영웅들 [영상]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여주시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 서여주IC 인근. 붉은 화염과 검은 연기에 휩싸여 갓길에 선 흰색 기아 모하비 SUV차량 앞에 버스가 급히 차선을 변경하며 정차했다.
버스에서 내린 군인 6~7명이 버스 트렁크에서 소화기를 꺼내 나눠 들곤 SUV 차량을 둘러싸고 분사하기 시작했다. 불길이 워낙 거세 진화하진 못했다. 도로 위를 검은 연기가 메우기 시작하자 군인들은 화재 차량 뒤로 돌아가 밀려 선 통행 차량을 1~2차선으로 유도하며 크게 손을 휘저었다.
여주소방서 가남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차량 유도 안내를 하던 군인들은 홀연히 버스에 탑승해 사라졌다. 당시 화재 현장에 투입된 유재훈 가남센터 2팀장(소방위)은 “화재 대상 차량의 기름 탱크까지 녹아 바닥에 떨어진 기름에 불이 붙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화재 초기 소화기를 분사한 군인들이 없었다면 폭발적인 화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초기 진화를 시도했던 군인들과 소속 부대를 수소문하고 있다. 군인들의 초기 진화 작업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해서다. 화면에 포착된 군인들은 소화기를 분사했을 뿐 아니라 화재가 난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차 안에 사람이 타고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운전자 김모(39)씨와 동승자는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한 상태였다. 군인들은 119 화재진압대가 도착할 때까지 화재 차량 주변을 지켰다.
유 팀장은 “화재 당시엔 공기호흡기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군인들의 존재는 알 수 있었지만,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며 “차량에 큰불이 나 화염이 심했는데도 갓길에 버스를 세우고 내려 초기 진화 노력을 해준 이름과 소속 모를 군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위험한 현장을 지나치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한 군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투철한 사명감과 진정한 용기를 느꼈다”며 “꼭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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