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자세 낮춘 尹, 협치에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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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는 바뀔 것인가.
윤 대통령의 그동안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볼 때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윤 대통령은 보궐선거 일주일 후 필수의료 전략회의에서 의료 인력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의대정원 확대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시민추모대회에 초청받은 뒤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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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계기
이재명 대표 만나 극한 대립 끝내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는 바뀔 것인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한 직후 대부분의 정치 평론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윤 대통령의 그동안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볼 때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모습이 바뀌긴 했다. 보궐선거 엿새 만에 '반성'을 언급했고, 연일 '소통'과 '민생'을 핵심 키워드로 꺼내 들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국정 기조 변화도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보궐선거 일주일 후 필수의료 전략회의에서 의료 인력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의대정원 확대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각 의대의 수요조사를 거쳐 결정한다며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은 가장 민감한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수치를 빼고, 연령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 인상'하겠다는 방향성만 담겨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다음 달 나오는 주52시간 근로시간 개편안 수정계획에도 숫자는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초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개편안을 발표한 뒤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다시 만든 노동개혁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지금 추진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게 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그런데도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뒤,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것은 기조 변화가 꼭 필요한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시민추모대회에 초청받은 뒤 불참했다. 야당 정치인들이 총출동해 ‘정치 집회’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다. 여의도 정치와 대립하는 모습은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 참석,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별도의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함께했고,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개인 자격'으로 시민추모대회에 찾았다. 여권 고위 인사들이 서울 하늘 아래서 뿔뿔이 흩어져 추모에 나선 것이다. 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난맥상과 닮았다. 집권여당은 성난 수도권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앞세워 당 쇄신에 나섰는데, 인 위원장이 쏘아올린 영남중진 험지 출마론을 놓고 집안싸움이 확전 중이다.
여기에 '숫자 빠진' 정부의 개혁안은 내년 총선 이후까지 공회전할 공산이 크다. 여야 모두 표를 깎아내리는 민감한 개혁에 적극 나설리 없다. 윤 대통령은 31일 국회 시정연설 전 사전 환담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야당과 협치를 시작해야 한다.
지연진 정치부장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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