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기희의 찬사 “울산의 축구는 선수·팬들이 만든 것”

김우중 2023. 10.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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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캡틴 김기희.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의 축구는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팬이 함께한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의 ‘주장’ 김기희(34)가 구단 최초의 2연패에 성공한 뒤 이같이 말하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울산은 지난 2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겼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승점 70점 고지를 밟으며 잔여 일정과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에는 최종전이 남은 37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했는데, 올해는 더 빠른 페이스로 왕좌에 올랐다. 가슴에 세 번째 우승별을 달기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네 번째 우승은 단 1년이면 충분했다.

울산의 우승이 주목받는 건 올 시즌 선수단 안팎으로 잡음이 일며 힘든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울산은 3월 중순 이후 무려 224일 동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세 달은 힘든 시기의 연속이었다. 특히 6월 중 전(前) 주장단 박용우(알 아인)·이규성·이명재·정승현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고, K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인종차별관련 상벌위윈회가 열리는 역풍으로 이어졌다.

2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구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주장 완장을 찬 김기희(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새롭게 주장 완장을 단 건 김기희였다. 베테랑인 그는 김영권, 정승현과 출전 시간을 나눠 가지며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대구전에서도 당당히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축포를 함께 쏘아 올렸다. 김기희는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경기의 중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높은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승리 요인이다”라고 웃었다.

김기희 역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9월 3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 뒤 포항 팬들을 향해 ‘주먹 감자’ 행동으로 제재금 징계를 받은 것. 그는 시즌 중 일어난 여러 부정적 이슈에 대해 “우선 시즌 중 주장이 바뀐다는 건 좋은 현상은 아니었다”라고 인정하며 “우리 팀엔 베테랑 선수가 많다. 인종차별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선수단 모두 합심해 축구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지난 시즌의 우승 레이스와 비교해 달라’라고 묻자, 김기희는 “작년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모두가 다짐했다. 17년 만의 우승(2022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는 생각이었다. 선수단 전원이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경쟁을 통해 울산만의 축구를 하려고 집중했다”라고 돌아봤다.

2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구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울산은 이날 경기로 창단 첫 단일 시즌 총관중 3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한편 김기희에게 ‘올 시즌 우승의 수훈선수를 꼽아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파트너인 (김)영권을 뽑겠다. 힘든 스케줄 속에서도 빌드업 플레이의 구심점으로 활약했다. 영권이가 우리의 중심을 지켜줬기 때문에 다같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끝으로 김기희는 “과거 울산 원정 왔을 때나, 코로나19 때에 비하면 정말 울산 팬들이 많아졌다”라고 웃은 뒤 “울산의 축구는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진 것”이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울산=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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