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우승할 팀 아냐"→"안정적 환경서 새 감독 와 1등"…맨유 레전드 '망발'에 토트넘 팬들 분노

이태승 기자 2023. 10.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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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스뉴스 이태승 기자) 잉글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대표했던 레전드 축구 선수로, 지도자를 거쳐 지금은 방송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게리 네빌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선두 토트넘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30일(한국시간)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의 일요일 분석 프로그램 '슈퍼 선데이'에 출연한 네빌은 "에릭 턴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의 좌절은 구단의 문제"라며 "반면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애스턴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온지 얼마 안됐음에도) 현재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선임됐기 때문"이라고 장했다.


네빌은 이어 "(구단 지분을 인수하는) 짐 랫클리프가 이사진을 모두 '물갈이(wipe out)'하려는 등 잡음이 많은데 어떻게 감독이 성과를 낼 수 있겠는가"라며 "매우 해롭다(toxic)"고 했다. 구단 수뇌부에 대격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턴하흐가 제대로 힘을 쓰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이 지금까지의 맨유 감독들을 힘들게 했다는 네빌의 주장도 이어졌다. 네빌은 "조세 무리뉴, 루이 판 할 등을 비롯한 감독들이 모두 성공하지 않은 이유"라며 맨유 구단에 비판의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했다.


그러자 리버풀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역시 레전드 수비수로 활약했던 제이미 캐러거가 크게 반발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뜻이다. 캐러거는 "턴하흐가 경기장 내에서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며 "맨유는 지금 '언더독 풋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비에 치중한 후 롱볼을 통해 공격수에게 전달하려는 역습 위주의 턴하흐 전술에 일격을 가한 셈이다.

이어 캐러거는 "상위권에 있는 그 어떤 팀도 그런 전술을 사용하진 않는다"며 "랫클리프의 구단 인수나 기타 잡음은 현재 맨유의 처참한 경기력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격했다.

네빌의 주장에 비판을 가한 것은 캐러거 뿐만이 아니었다. 토트넘 팬들도 느닷 없는 "안정적인 토트넘" 주장에 비판을 쏟아냈다.

포스테코글루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부임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지적을 받았다. 토트넘 구단 전문 매체 '더 스퍼스 워치'는 "토트넘은 지난 2022/23시즌 풋볼 디렉터가 비위로 해임됐고, 팬들은 다니엘 레비 회장을 증오하고 있으며, 경기 티켓값 인상으로 시위도 일어났다. 구단 간판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마저도 떠났다"며 "지난 시즌은 10년 만에 최악의 순위로 마무리를 하기도 했다"는 주장으로 네빌 생각이 틀렸음을 강조했다. 토트넘의 상황은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토트넘은 지난 봄 풋볼 디렉터를 역임하던 파비오 프라티시가 과거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재직할 당시 거짓 회계 보고서를 올린 혐의가 인정돼 축구계 종사 30개월 금지 처분을 받았다. 토트넘에서도 사임했다.

또한 이번 2023/24시즌을 앞두고 지난 7월 토트넘이 티켓값을 인상함에 따라 팬들이 시위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 8위로 마무리하며 그 어떤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구단 최다 득점자(280골)인 '리빙 레전드' 해리 케인을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넘겨주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가 6월 부임 뒤 토트넘에서 빠른 리빌딩으로 선수단을 손 보고 현재 무패로 리그 1위에 올라있는 것은 '안정적인 상황에서의 부임'과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다. 토트넘 팬들은 "턴하흐를 비호하기 위해 애꿏은 토트넘을 끌어들여 포스테코글루의 능력을 폄훼하고 있다"며 격노하고 있다.

맨유는 3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경기서 0-3 대패를 당했다. 턴하흐 또한 이렇다할 전술이 부재함을 드러내며 맨유 팬들의 원성과 실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맨유 팬들이 경기 종료 전 빠르게 경기장을 퇴장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등 팬들의 비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네빌은 지난 28일 토트넘이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 2-1로 승리해 선두를 계속 유지할 때도 중계 뒤 "토트넘이 우승할 팀으로 보이질 않는다"며 UEFA 클럽대항전에 나선 팀들이 토너먼트 등에서 탈락해 프리미어리그에 전념할 상황이 되면 토트넘 순위가 내려올 것이란 견해를 드러내 역시 토트넘 팬들을 화나게 한 적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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