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아요” 유방암 검사 다양화…핵심은 ‘실천’
박선혜 2023. 10. 31. 06:02
최근 5년간 유방암 환자 30% 늘어…20~30대도 증가 추세
유방암 관심 많아도 실제 검사 비율 63%…검사 통증·부담 느껴
혈액검사·영상분석법 등 다양한 검사 기술 등장
“아직 검진 수준에서 도움…주기적 자가검진 중요”
유방암 관심 많아도 실제 검사 비율 63%…검사 통증·부담 느껴
혈액검사·영상분석법 등 다양한 검사 기술 등장
“아직 검진 수준에서 도움…주기적 자가검진 중요”
갈수록 유방암 발생이 늘고 있지만 검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진료 자체를 꺼리는 사례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가검사법과 함께 다양한 검진 방법이 등장한 만큼 주기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지난 20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건강보험공단 진료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는 2017년 20만6308명에서 2021년 26만9313명으로 30.5% 늘었다.
젊은 세대의 유방암 발생률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20대 유방암 환자는 844명에서 1039명으로 23.1%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검진 비율은 저조하다. 한국유방암학회가 20세~50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가 ‘유방암에 대해 걱정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검사를 받은 경우는 63%에 그쳤다. 검사는 대개 40세 이상부터 시작되는 국가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20~30대 여성들은 국가 검진 대상이 아닌 만큼 검진에 대한 자발적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일부는 검사 결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또 기존 유방촬영술 진행 과정에서 겪은 통증에 대한 불편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어머니가 유방암 2기를 진단 받았다는 양세희(30세)씨는 “유방암은 유전될 가능성이 높아 가족력이 있으면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진단을 받는 과정에서 검사할 때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두려움이 생겼다. 결과가 안 좋을까봐 병원을 찾기 두렵다”고 털어놨다.
손지영(28세)씨는 몇 년전 지인이 유방암 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세상 최악의 통증’이라고 했던 말을 잊지 못한다. 손씨는 “유방촬영술 과정에서 가슴이 짓눌리는데 피를 뽑는 것보다 더 아프다. 가끔 가슴이 뭉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검사가 무서워 싫다”고 말했다.
국가 건강검진 또는 기업 검진을 통해 받는 유방암 검사는 보통 유방촬영술로 진행된다. 유방촬영술은 정확도가 높지만 검사 과정에서 가슴을 여러 차례 압박해야 해 통증이 뒤따른다. 2021년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79.6%는 통증 때문에 유방 검사가 불편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검사 기법이 발전하면서 최근엔 편리성과 정확성을 더한 기술들이 접목되고 있다. 일례로 베르티스의 ‘마스토체크’, 이앤에스헬스케어의 ‘디엑스미 비씨 키트’는 혈액 검사를 통해 유방암 유무를 진단한다. 또한 인공지능(AI)이나 유전자분석법이 활용되면서 기존 유방초음파, CT, MRI, PET 등의 검사 역시 정확도와 민감도가 높아졌다. 유방암 수술에서 조직검사 한 번으로 향후 치료 방향이나 예후를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이같은 새로운 검사법이 아직 유방암 진단에 있어 적극 권고되진 않는다.
신혁재 명지병원 유방갑상선센터장(한국유방암학회 홍보위원장)은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진단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검사다. 이를 대체할 검사는 아직 없다. 현재 다양한 검진방법들이 있는데, 아직 권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방암 검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률을 확인하는 정도의 도움은 된다. 유방암은 자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검진율을 높이기 위해선 여러 검진기술 개발이 이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센터장은 특히 2030세대에서 주기적인 자가검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 센터장은 “20, 30대는 진단 검사보다는 자가검진이 추천된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 주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 여러 호르몬제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학회 사이트 등을 참고하면서 유방 상태를 자주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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