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포스트시즌 포맷의 차이
배중현 2023. 10. 31. 05:30
KBO리그 포스트시즌(PS)은 10개 구단 중 성적 상위 5개 팀이 진출, 아래 순위부터 차례로 각 시리즈를 치른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정규시즌 우승팀이 기다리는 한국시리즈(KS)로 대미를 장식한다. 순위가 높을수록 더 긴 휴식 시간이 보장돼 상위 순위 팀이 시리즈를 승리하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다.
반면 메이저리그(MLB)는 지난해부터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각 지구 우승팀(6개)과 이외 상위 승률 각 리그 3개씩 총 12개 팀이 PS을 치른다. 올 시즌 MLB는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둔 3개 팀(애틀랜타 브레이브스, LA 다저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이 모두 일찌감치 PS에서 탈락했다. 결과가 이렇다 보니 일부 팬들이 현행 PS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00승 이상 팀은 모두 지구 우승을 차지, PS 첫 관문인 WC 시리즈를 건너뛰었다. 공교롭게도 PS 두 번째 단계인 디비전시리즈(DS·5전 3승제)에서 하나같이 고배를 마셨다. 애틀랜타와 다저스, 볼티모어가 DS 거둔 합산 승리는 단 1승에 그쳤다. 흥미로운 부분은 KBO리그와 다르게 정규시즌이 끝난 뒤 휴식 시간이 길어진 게 이런 완패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세 팀의 휴식 시간은 닷새였다.
KBO리그에서도 긴 휴식이 자칫 경기 감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리즈마다 결과를 보면 휴식 시간이 도움이 된다는 걸 부정하기도 힘들다. 정규시즌 기준 MLB는 KBO리그(현행 144경기)보다 팀별 18경기를 더하고 이동 거리와 시차 등을 고려하면 참으로 꿀맛 같은 휴식일 텐데 이들은 불만이란다. 브랜든 하이드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은 DS 탈락 원인이 꼭 휴식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영향을 미친 건 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다저스와 애틀랜타는 지난해에도 111승과 101승을 거뒀으나 약속이라도 한 듯 DS에서 분루를 삼켰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시즌에 돌입한 뒤 가장 긴 휴식기가 3~4일 정도의 올스타 브레이크인데 닷새를 쉬게 되면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어렵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반론을 제시하는 구단도 있다. 바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휴스턴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다저스, 애틀랜타, 볼티모어와 함께 닷새 휴식을 했다. 작년에는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챔피언십시리즈(CS)에 진출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현행 시스템이 적용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당분간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즉 좋으나 싫으나 현행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KBO리그의 PS 시스템은 하위 팀이 단계를 거듭하면서 피로도가 가중된다. PS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뒤 "휴식일이 너무 길었다"고 말한 MLB 감독들의 볼멘소리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다. KBO리그와 MLB의 가장 큰 차이는 선수층이 아닐지 싶다. KBO리그는 1군 엔트리에 28명 등록해 26명이 출전한다. MLB는 26명을 등록해 모두 활용한다. 선수를 기용하는 폭은 같지만, 일부 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KBO리그가 훨씬 높다. 2군 선수(마이너리그)를 기용하는 폭도 KBO리그가 좁다. 결국 피로도를 호소하더라도 성적에 따라 휴식일이 보장되는 일정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결국 어떤 형태든 선수 운영 폭이 넓어지지 않는다면 MLB와 달리 KBO리그의 PS 시스템은 변하기 어려울 거 같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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