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어디로 갔나'…서울 거리에 공용 쓰레기통 없어 '무단투기 남발'
시민 73% "쓰레기통 적은 편"…"쓰레기통 많은 편" 답한 비율 1.5% 불과
서울시, 2025년까지 7500개 확대 계획…시민들 "무단투기 늘고 있어, 계획보다 서둘러야"
"버스 정류장 인근부터 설치해야"…전문가 "쓰레기통 다시 늘어도 생활쓰레기 무단투기 없을 것"
서울시 안에 공용 쓰레기통이 3년 만에 30%가 줄어들어 2000개 가까이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공용 쓰레기통에 생활쓰레기를 버리는 등 악용되고 악취 없는 청결한 거리 환경을 위해 공용 쓰레기통을 줄였지만, 정작 시민들은 "적절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싶어도 버릴 곳을 찾을 수 없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무단투기'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초래되자 서울시가 공용 쓰레기통을 오는 2027년까지 75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공간부터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용 쓰레기통 개수는 2019년 6940개에서 2020년 6242개, 2021년 5613개, 2022년 4956개로 계속 감소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121개 더 줄어든 4835개로 집계됐다.
자치구별로 보면 2022년 기준 ▲종로구 171개 ▲중구 167개 ▲용산구 267개 ▲성동구 179개 ▲광진구 111개 ▲동대문구 75개 ▲중랑구 93개 ▲성북구 136개 ▲강북구 245개 ▲도봉구 274개 ▲노원구 90개 ▲은평구 254개 ▲서대문구 189개 마포구 240개 ▲양천구 106개 ▲강서구 288개 ▲구로구 259개 ▲금천구 46개 ▲영등포구 123개 ▲동구가 200개 ▲관악구 63개 ▲서초구 222개 ▲강남구 948개 ▲송파구 132개 ▲강동구 78개다.
2023년 8월 현재, 서울시 인구 약 940만 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민 1944명이 쓰레기통 한 개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렇듯 쓰레기통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쓰레기 버릴 곳을 찾지 못하자 아무렇지 않게 거리에 버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시민들은 서울시 내 공용 쓰레기통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앞서 서울시가 2021년 시민 31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3%가 '쓰레기통이 적은 편'이라고 답했다. '쓰레기통이 많은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시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공용 쓰레기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연말까지 5500개, 2024년 6500개, 2025년까지 75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교동 먹자골목에서 만난 A 씨(40대)는 "식당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바닥에 담배꽁초와 커피컵이 가득하다. 표정이 찡그려진다"며 "당장 나조차도 공용 쓰레기통이 없어 바닥에 무단투기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계획보다 서둘러 곳곳에 쓰레기통을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B 씨(30대)는 "버스 정류장 인근에라도 우선 공용 쓰레기통을 배치해 줬으면 좋겠다. 출근길에 보면 버스 정류장 벤치에 늘 쓰레기가 가득하다"며 "버스 승차시 음료를 소지하면 안 되는데, 근처에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무단투기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실제 30일 오후 기자가 살펴본 서울 무교동 식당거리에는 버려진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벽에 '쓰레기 무단투기' 경고 포스터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음에도 시민들은 당당하게 쓰레기를 버렸다. 근방에 쓰레기통은 단 1개도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쓰레기통이 다시 늘어나면 생활쓰레기 무단투기가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전면 실시 이후 생활쓰레기 무단투기가 늘었는데, 다시 과거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선 연세대학교도시공학과교수는 "쓰레기통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이 이전과 같이 생활쓰레기를 불법투기할 것 같진 않다. 시민의식이 예전과 달라졌다"며 "기성세대의 경우 아직 그런 의식을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젊은 세대는 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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