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타국에서 못다한 선교… 이 땅에 온 그 땅 이주민 선교로 계속

2023. 10. 3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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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냐는 물음에 "은혜로 살고 있다"고 대답하는 요즘입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들어간 선교지였지만, 죄인처럼 눌려 살아야 했던 불안함과 비자발적으로 출국되어야 했던 아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질 때 '한국산 바이러스'로 취급받았던 상처, 비자 거절에 대한 두려움, 다시 돌아갈 길을 막아버린 추방 통보는 그 땅을 향한 사랑은 작아지고 미움만 커지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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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선교하다 지난해 귀국한 송바나바 선교사의 끝나지 않은 사역
송바나바 선교사가 2007년 소수민족 교회를 방문할 당시 성도들이 환영해주는 모습.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냐는 물음에 “은혜로 살고 있다”고 대답하는 요즘입니다. 1999년 선교사로 허입되고 파송교회 없이 23년간 은혜로 살았습니다. 2004년부터 19년간 C국 선교(지도자 훈련, 도시 가정교회 개척, 제자화 사역)와 함께 2007년부턴 복음화율 0%에 가까운 미전도종족인 J족을 대상으로 17년간 전방개척 선교을 병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추방.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도 잠시 갈 수 없는 곳이 되니 더 그립고 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들어간 선교지였지만, 죄인처럼 눌려 살아야 했던 불안함과 비자발적으로 출국되어야 했던 아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질 때 ‘한국산 바이러스’로 취급받았던 상처, 비자 거절에 대한 두려움, 다시 돌아갈 길을 막아버린 추방 통보는 그 땅을 향한 사랑은 작아지고 미움만 커지게 했습니다. 그 땅의 권세를 생각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곳의 동역자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땅입니다.

J족은 주일에 예배를 드릴 수 없습니다. 아파트마다 감시원이 있어서 주일에 모이는 것을 기독교 예배로 간주해 무조건 신고하기 때문에 주일이 아닌 토요일 가정모임에서 주일예배를 드립니다. 이런 고난은 그들의 신앙을 더욱 깊고 강해지게 합니다. 현지인들은 우리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고난 속에서 더 믿음이 성장하고 자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꼭 다시 돌아오라고 합니다.

다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함께 돌아갈 길을 준비하기 위해 시작한 한국에서의 C국 유학생 및 이주민 선교는 J족의 전방개척 선교보다 더 큰 믿음과 순종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다른 나라에서 사역하는 것만을 선교사로 인정하기에 아직은 우리를 찾아온 외국인 이주민과 유학생을 위한 사역을 동일한 선교의 부르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한국교회 현실로 인해 후원이 중단되기도 하지만, 부르심이 없는 다른 나라로 갈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도 J족 땅의 자오 형제는 J족 마을의 가정모임 형제자매들을 심방해 예배한 영상과 함께 그들의 안부를 전해줍니다. 뼈를 묻을 각오로 헌신한 C국과 J족 선교의 길은 잠시 멈췄지만, 그 땅에 남겨둔 동역자들을 통해 이어가시는 ‘아직 끝나지 않은’ 하나님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오늘도 멈춤 없는 C국 선교와 J족 선교의 길에 순종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기도와 사랑에 감사드리며 주께서 넘치는 은혜와 사랑으로 돌려주시길 축복합니다.

글·사진=송바나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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