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격적 대장 인사, 쇄신과 함께 군심 안정도 유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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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 만에 육·해·공 4성 7명 전원 물갈이 인사
유능한 장성 실력 발휘토록 믿고 맡길 전통도 중요
국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취임 이후 두 번째 군 수뇌부 인사를 했다. 지난해 첫 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일곱 자리인 4성 장군 전부를 교체했는데, 그 자리에 모두 중장을 발탁한 점이 매우 파격적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힘에 의한 평화’에 걸맞은 장성들을 발탁해 군내 분위기를 전면 쇄신하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북한의 기습 도발이 우려되는 안보 상황을 고려해 지휘부 교체 후 군심을 조속히 안정시켜야 하는 숙제도 생겼다.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3성 장군인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합동참모의장(합참의장)으로 발탁한 대목이다. 중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합참의장을 맡긴 인사는 53년 만의 파격이다. 종전까지는 4성 장군 보직을 거친 뒤에 합참의장을 맡기는 것이 관례였다. 10년 만에 해군 출신을 앉힌 것은 3군 간 균형을 고려한 측면으로 판단된다. 국회 청문회 대상인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는 해사 43기 수석졸업생으로 합참 해상작전과장 시절에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이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도발 등 군 작전의 90%가 바다에서 벌어지는 요즘 상황에서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함장을 역임하고 ‘한국형 3축 체계’에도 밝은 작전통이란 점이 고려됐다고 한다.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제2 작전사령관 인사도 파격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인사권자의 세대교체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고 한다. 반면에 대북 유화론을 폈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 승승장구했던 중장 이상 장성들이 거의 교체됐다. 17개월 만에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배경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체제의 군 지휘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도 표출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수도권이 무기력하게 뚫렸고, 해병대 상병 사망사건 처리 논란이 터졌을 때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불신을 키운 데 따른 문책 인사란 게 고위 안보 당국자의 전언이다.
쇄신과 파격도 좋지만 언제든지 전투에 임해야 하는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안정성을 동시에 챙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의장과 육·해·공 참모총장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는 인사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능한 장성 한 명을 키우는 데도 오랜 시간과 돈이 투자된다. 마크 밀리 전 미군 합참의장은 2014년 대장으로 진급해 육군 전력사령관(2년)과 육군참모총장(4년)에 이어 4년간 합참의장으로 맹활약하다 지난 9월 전역했다. 유능한 군인을 잘 육성해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도록 믿고 맡기는 인사 역시 배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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