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경영] 과감한 투자와 혁신…‘초격차 경쟁력’위해 역량 집중

이희권 2023. 10. 3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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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기술력과 끊임없는 변화로 ‘경제 위기’ 돌파나선 기업들

포트폴리오 전환 통해 체질 개선
생산공장에 산업로봇시스템 구축
벤처기업 성장 도우며 인재 확보
글로벌 기업과 업무 협약 체결도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위치한 팩토리 모니터링 컨트롤센터(FMCC)에서 한 직원이 폴란드 공장 현지 직원에 원격지원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생산라인을 데이터화해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 시스템을 갖췄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혁신가의 딜레마’라는 유명한 경영 이론이 있다. 시장 선도 기술을 가진 기업이 한계에 이르러 더 이상의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그치면서 새로운 혁신으로 무장한 후발 기업에 시장 지배력을 잠식당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때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들었지만 성공에 취해 지금까지의 관성을 유지하고 기존의 지위를 지키는 데 급급하다가 무너진 사례가 많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들의 경영 행보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선제 투자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갖추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드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삼성전자의 기기를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묶어 고객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편리함을 선사한다. 반도체부문에선 시장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를 더욱 견고히 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차량 등 신규 수요처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에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경쟁 업체와 차별화를 추구한다.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분야에서 ‘초격차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역사적 위기 때마다 이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 그룹의 핵심 사업을 탈바꿈하고 성장해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기업의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는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반도체(Chip)·배터리(Battery)·바이오(Bio) 등 이른바 사업 포트폴리오 무게중심을 ‘BBC’ 중심으로 전환했다. 올해에도 역동적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전환 시대를 맞아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한다. 대규모 국내 투자로 전기차 산업 고도화 등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 허브 역할을 강화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 대(수출 92만 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 대로 늘려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를 목표로 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구축하는 전기차 생산 공장 내 산업용 로봇 등은 국산 지능형 로봇으로 국내 경제 및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한다.

포스코그룹은 혁신 기술이 탄생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문화적 기반을 다져왔다. 이 같은 노력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또 벤처기업의 제품 개발과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고 벤처펀드를 조성해 성장 단계별 특성에 맞게 투자하는 등 선순환 벤처 플랫폼을 구축해 기술과 사업,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헬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신성장 동력을 주축으로 미래 사업을 추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헬스앤웰니스를 적극 추진 중인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9월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정식 출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창립 71주년을 맞아 ‘100년 한화’의 미래를 향한 도약에 나선다. 항공우주·친환경에너지·디지털금융과 같은 미래 사업을 단기간 내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특히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우주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그룹은 2023년을 ‘유례없는 장기 침체와 위기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인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우수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업 선행지표의 하강과 장기 침체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 전반에 긴장감 불어넣기에 나섰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 전환을 비롯한 그룹의 신사업들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혁신 기술과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식품과 바이오 분야에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 글로벌 식품·바이오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올해 창립 127주년을 맞아 ‘변화 DNA’를 바탕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첨단 미래기술을 적용한 기계·자동화 사업, 그리고 반도체와 첨단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톱 기업들과 손잡았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함께 국내 첫 공식 디즈니 스토어를 열었고,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그룹이 운영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해 차세대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나선다.

효성그룹은 국내 대표 섬유 기업으로서 쌓아온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의 안정적 공급능력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고부가 가치의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확대하여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애경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더(THE)! 애경케미칼’이라는 ESG 경영 방침을 공개하며 체계적인 ESG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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