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남북 잇는 도로 차단…땅굴 앞 치열한 지상전

서유진 2023. 10. 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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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장갑 불도저가 지난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장갑차가 통행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치열한 교전 속에 가자 북부 일부를 장악했고, 하마스의 지하터널 앞에서는 양측 교전도 벌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나흘째로 접어든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탱크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근거지를 노리고 국지적 지상전을 벌이면서 가자지구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로 진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군 탱크들이 이날 가자지구 자이툰 구역에서 목격됐으며, 가자지구 남과 북을 잇는 주요 도로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그들은 핵심 도로를 차단했으며 차들을 포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하마스 기습에 보복으로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 온 이스라엘은 최근 며칠 사이 지상 작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치열한 교전 속에 가자 북부 일부도 장악했다. 지상전이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적·물적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 29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지상군 작전을 확대했다. 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밤사이 가자지구 진입 병력을 늘렸다”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IDF는 전투기를 동원해 하마스의 지휘소·관측소와 대전차 미사일 발사대 등 표적 600여 곳을 공습했다.

이날 남부 국경에서 수백m 거리에 있는 지하 터널 ‘가자 메트로’ 앞에서 양측의 교전도 벌어졌다. 하마스가 수십 년간 구축한 지하 터널(총길이 483㎞ 추정)은 무기고 등이 집중된 군사시설이다.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은 “우리 전투원들이 침략군을 맞아 기관총과 대전차 무기로 격전을 벌였다”면서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도시 여러 곳에 로켓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IDF가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즈를 임시 거점으로 삼고 수개월에서 1년에 걸쳐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슬라이스’ 전법을 쓸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전면공세 대신 하마스를 가자시티에 가둬 고사시키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제한적인 지상전을 여러 차례 치르면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줄고, 하마스에 억류된 200여 명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여지는 남길 수 있다고 전했다.

지상전이 본격화하며 민간인 피해가 늘고 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3주간 누적 사망자가 어린이 3324명 등 8005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양측 무력 충돌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 주민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재차 촉구했다. 가자 주민 230만 명 중 140만 명이 피란을 떠났지만, 이동이 어려운 수십만 명은 아직 북부에 남아 있다. 미국인 600여 명과 영국인 200여 명 등 외국인들도 가자지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새벽 기습과 관련해 사태 책임을 군에 돌렸다가 역풍을 맞자 발언을 철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X(옛 트위터)에 쓴 글에서 자신은 하마스의 ‘전쟁 의도’와 관련해 어떤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고 썼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군과 정보기관으로 돌린 셈이다. 야권 등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해당 글을 지우면서 “사과한다”고 썼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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