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판정 흥분 페디… 강인권 감독 그라운드행에 교체될 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5회말 NC 선발투수 페디가 볼판정에 대한 어필을 하자 이민호 구심이 마운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이를 막아서는 강인권 NC 감독(오른쪽 둘째). 뉴스1

볼 판정에 화가 난 에릭 페디를 말리려다 자칫 5회를 마치지 못하고 교체할 뻔 했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실수를 저질렀다. 심판진은 잘못된 규칙을 적용해 KT 위즈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차전. NC가 8-1로 앞선 5회 말 KT 문상철 타석에서 NC 선발 페디가 흥분했다. 3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높은 공이 볼로 판정됐기 때문이다. 화면상으로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으나, 심판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페디를 말리기 위해 2루수 박민우가 다가갔고, 강인권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이민호 주심에게 향했다. 페디는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리고 마운드로 돌아갔다.

NC는 김수경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가 페디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이번엔 이강철 KT 감독이 나와 이민호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강인권 감독이 파울라인을 넘었고, 한 이닝에 두 번 마운드 방문을 한 걸로 간주해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코칭스태프의 연이은 그라운드 방문에도 투수 교체 지시를 하지 않자 이민호 구심에게 어필하는 이강철 KT 감독. 뉴스1

야구규칙 5조 10항 규칙 (i) 마운드 방문에 관한 조항에 따르면 경기 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한 회에 감독이나 코치가 한 투수에게 두 번 가게 되면 투수는 자동적으로 물러나야 한다. ⑷에 따르면 감독이나 코치가 투수에게 갔다가 투수판을 중심으로 18피트(5.486m)의 둥근 장소를 떠나면 한 번 간 것이 된다. 그러나 [주1]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조항에 있는 ‘투수판을 둘러싼 18피트 둘레의 장소’를 파울 라인으로 대체하여 적용한다고 표기되어 있다.

이민호 주심은 KT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강인권 감독이 페디에게 간 게 아니라 이민호 심판에게 온 것으로 판단해 교체하지 않았다"고 심판진의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한다면 파울라인을 넘어섰기 때문에 심판은 페디를 교체하도록 해야 했다. 최고의 팀을 가리는 가을 야구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규칙 적용이었다.

수원=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