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反차금법 유권자 의식...걱정말고 행동해야”
지난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한국 최초 여성검사로 임용돼 화제가 됐던 조배숙(67·사진) 전 국회의원.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조 전 의원은 현재 우리 사회에 퍼지고 있는 성혁명 물결에 대한 반대 운동을 앞장서 펼치고 있다.
조 전 의원은 지난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과 관련한 정치적 대응 전략을 밝혔다. 그는 “차금법의 국회 통과 여부는 이 법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즉 정치적 이해득실 판단에 달려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은 선출직으로서 유권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경우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며 “걱정하는 1000명보다 행동하는 1명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차금법 반대 진영에서 법 통과 반대를 위한 행동을 더욱 거세게,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정치적 대응 전략이라는 의미다.
조 전 의원은 현재로선 차금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럼에도 만약 차금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을 경고했다. 우선 법 내용이 악용돼 ‘소송 천국’이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령 기업에서 능력에 따라 채용이나 승진 인사를 했음에도 일부 동성애자들이 성적 지향 등으로 차별 받았다고 소송하는 사례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신앙관의 표현이 혐오나 차별이라는 이유로 제재나 처벌 대상이 되는 등 신앙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속출하고, 교육 분야에서도 잘못된 성혁명 교육이 만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막기 위해 차금법 반대 진영에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성혁명 물결이 거세다. 이것의 본질은 무엇인가.
“성혁명은 성윤리의 파괴, 따라서 인류의 가장 근본적인 공동체 단위인 가정의 파괴가 핵심이다. 인류 역사 이래 보편적인 가치질서로 자리잡은 것이 성윤리이고 가정이다. 이러한 가치질서를 사회 구성원들 간 신중한 의견수렴 없이 급격히 파괴하고 소수자를 위한 가치질서를 기존 가치질서보다 우위에 두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인류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도 차금법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차금법에 대한 정치적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차금법의 국회 통과 여부는 이 법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즉 정치적 이해득실 판단에 달려있다. 선출직인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권자가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이에 차금법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유권자로서 목소리를 크게, 지속적으로 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에게 차금법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차금법에 대해 아주 첨예한 전선이 형성돼 있어서 국회에서 이 전선을 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행동해야 한다.”
-만약 통과됐을 경우 벌어질 수 있는 폐해는 무엇인가.
“차별금지 사유 중 성적 취향이나 성별 정체성 부분이 악용돼 나라 전체가 소송 천국이 될 수도 있다. 가령 기업에서 능력에 따라 채용, 승진 인사를 했음에도 일부 동성애자들이 성적 지향으로 차별 받았다고 소송할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영국이나 미국의 사례처럼 신앙관의 표현이 혐오나 차별이라는 이유로 제재나 처벌 대상이 되는 등 신앙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속출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도 정상적인 사랑의 한 형태라고 아무렇지 않게 가르칠 것이다.”
-앞으로 반 성혁명을 위한 활동 계획은.
“지난 2020년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를 맡은 이후 학자와 변호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청해 성혁명의 잘못된 부분을 세밀하게 짚어보는 세미나, 포럼을 다수 개최했다. 여기서 논의된 내용들을 책자로 만들어 널리 배포하기도 했다. 아울러 차금법 제정 반대에 앞장서는 시민단체 및 교계와 함께 국회의원들을 만나 차금법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성혁명의 물결이 잠잠해지고 사라지는 그날까지 이 같은 활동들을 가열차게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걱정하는 1000명보다 행동하는 1명이 더 낫다’라고. 기도하고 걱정하는 것도 좋지만, 거기서만 머물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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