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 "사구 던지겠다" vs 김주원 "포수 장비 차고 타석 들어간다" [PO1]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훈훈한 우정이다.
KT 위즈와 NC 다이노스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KT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NC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SG 랜더스를 꺾었다. 포스트시즌 4연승 중이다.
KT의 불펜 필승조 박영현과 NC의 주전 유격수 김주원도 오랜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유신고 1년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다. 김주원이 형, 박영현이 동생이다.
박영현은 NC와 경기를 앞두고 상대하고 싶은 타자로 김주원을 꼽았다. "반드시 잡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박영현이 판정승을 거뒀다. 삼진 2개를 빼앗고 3루타 1개를 허용했다. 박영현 상대 김주원의 타율은 0.250(4타수 1안타)이다.
포스트시즌 김주원이 플레이하는 것을 유심히 봤다. 박영현은 "못하던데요"라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수비는 항상 잘해서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형은 타격이 문제다"며 "형에게 안타를 맞으면 자존심 상할 것 같다. (정규시즌 3루타를 내준 것은) 내가 불리한 상황에 등판해서 그런 것이다. 오늘(30일) 이기는 사람이 진짜 승자다"고 전했다.
김주원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박영현은 "몸쪽입니다"라며 "몸쪽 사구를 던지겠다"고 농담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특별히 연락 나눈 것은 없다. 오늘 경기 전 중앙에서 형을 포함해 아시안게임 멤버들끼리 잠깐 보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무심한 듯 말하지만 김주원과 우정이 깊다. 올스타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자주 붙어 다녔다. 박영현은 "형이랑 무척 친하다. 나만큼 형과 가까운 사람도 없다"며 "형은 성격이 소심한 편이다. 말을 잘 못한다. 그래서 같이 다녔다"고 밝혔다. "어휴"라며 한숨도 한 차례 내쉬었다. 장난기가 가득했다.
김주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원래 시즌 때도 (박)영현이와 '꼭 잡겠다', '꼭 치겠다'며 장난친다. 영현이는 항상 어떻게 던질지 예고하고, 실제론 그렇게 안 한다. 그래서 안 믿는다"며 "사구 얘기할 때마다 '그럼 난 포수 장비 차고 타석 들어간다'고 답한다. 영현이는 항상 내게 이 악물고 던진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오늘 중요한 순간에 맞붙게 된다면 영현이 공을 잘 쳐 강판시키겠다. 팀이 이기려면 꼭 쳐야 한다"며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이 중요하다. 여기서 잘하는 게 진짜다"고 덧붙였다.
소심하다는 평가에 관해서는 "그 정도까진 아니다. 영현이가 너무 까부는 것이다. 여기저기 까불고 다닌다"며 "성격이 밝은 동생이라 같이 다니긴 한다. 제일 친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멤버들끼리 경기 전에 모이는 것에 대해 묻자 "그래요? 저는 처음 듣는데"라며 "맞대결 때마다 항상 경기 전에 만나곤 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투수로서 박영현은 높이 평가했다. 김주원은 "지금도 잘 던지고 있지만 미래에 더 잘할 것 같은 선수다. 정말 좋은 투수다"며 "속구와 변화구 모두 무척 좋다.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치켜세웠다. 박영현의 독설에도 극찬한 이유를 묻자 "이게 선배와 후배의 차이"라며 여유 있는 미소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김주원은 "오늘은 그냥 속구 보고, 영현이 보고 타격하겠다"며 "영현아 긴장해. 방심하다 한 대 맞으니까 조심해"라고 힘줘 말했다.
박영현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곧바로 데뷔했고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았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4경기 4⅔이닝서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만 19세6일의 나이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올해 정규시즌엔 68경기 75⅓이닝서 3승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를 선보였다. 역대 최연소 홀드왕으로 이름을 새겼다.
김주원은 2021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정규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0홈런 54타점을 빚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타율 0.500(4타수 2안타) 2타점, 준플레이오프에선 타율 0.091(1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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