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장비 스마트화… 4차 산업혁명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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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이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1860년대 일이다.
의료의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가 되고 이어서 거대한 산업을 발전시킨 것이다.
노인과 장애인을 집에서 돌보려는 '필요'가 산업의 발전을 '파생'시키는 것이다.
경제부처가 할 일은 의료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르는 것이 아니라, 방문 보건복지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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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이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1860년대 일이다. 처음에는 쇠막대기 같은 대롱을 식도로 밀어 넣고 석유등으로 불을 비추며 들여다 봤다. 환자의 고통도 심하고 자세히 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인체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다는 강렬한 의학적 욕망이 렌즈, 카메라, 조명 장치 등의 발전을 응용해 가면서 내시경을 발전시켜 갔다. 광섬유의 발전은 부드럽게 휘어지는 내시경을 만드는데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100년이 지난 1960년대부터 실용화가 가능해지고 다양한 내시경이 폭발적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제 세계 내시경 산업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계된다. 의료의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가 되고 이어서 거대한 산업을 발전시킨 것이다.
지역사회 돌봄을 확대하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들의 방문이 늘어난다. 그러면 방문 현장에 있는 간호사와 진료실에 있는 의사 사이에 자연스럽게 원격 의료가 늘어날 것이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직거래’ 원격 의료는 위험 부담이 크지만, 간호사가 가정방문을 하고 있으면 충분히 안전해진다. 집에 있는 환자를 모니터링할 필요성 때문에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사용될 것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집에 있는 노인·장애인용 침대 등이 스마트화되고 있다. 침대에서 자는 노인이 일정 시간 뒤척이지 않으면 경보가 울려 직원이 찾아오는 식이다. 노인과 장애인을 집에서 돌보려는 ‘필요’가 산업의 발전을 ‘파생’시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의료계에서 원격 의료(tele-medicine)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그러다 경제 부처가 원격 의료, 의료 관광 등을 ‘의료 산업화’로 주장하고 나오자 의료계가 크게 경계심을 갖게 되고 시민들도 ‘의료 영리화’로 반대하게 됐다. 결국 20년째 의료 산업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버린 셈이다.
경제부처가 할 일은 의료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르는 것이 아니라, 방문 보건복지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보조기기, 의료기기, 의료정보 등 산업이 ‘파생’된다.
대규모 돌봄은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복지는 하고 싶지 않고 산업만 키우겠다는 기울어진 사고와 조급함이 일을 그르친다. 모든 일에는 전략과 수순이 중요하다.
(재)돌봄과 미래 이사장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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