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김포, 서울 편입 추진"…경기도 "혹세무민" 부글부글
김포 등 서울 생활권에 있는 경기도 인접 지자체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서울 편입론’에 경기도가 30일 “논의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동연 지사의 지난 27일 인터뷰가 전부다.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는 게 이날 경기도의 공식 입장이다. 다음달 3일까지 중국 출장 중인 김 지사는, 앞서 지난 27일 라디오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과 관련 “아직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현실성이 별로 없다”고 했다.
절제된 공식입장과 달리 경기도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경기도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생활권에 있는 인접 지자체를 편입한다고 하면 과천이나 구리·하남·의정부까지 어디는 안 그렇겠냐”며 “단순하게 생각해서 던질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대표로서 너무 가벼운 언사”라며 “지역을 찾아 혹세무민(惑世誣民) 발언을 일삼는 건 정치의 제 기능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정무라인의 한 인사도 “단순히 행정구역을 편입하고 말고의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서울의 덩치를 더 키우는 것은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온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를 열고 김포의 서울 편입당론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김포시가 대표적이지만, 서울시와 경계를 맞댄 상당수 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행정구역만 나뉘어 있을 뿐 서울 생활권이자 문화권”이라며 “서울과 출퇴근을 공유하는 곳은 서울시로 편입하는 원칙을 잡고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병수 김포시장 역시 “김포시와 서울시 모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서울 편입 추진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서울 양천구와 강서구는 1960년대 김포군이었다.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되면 다시 같은 울타리로 들어가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성사되기까지 밟아야 할 절차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행정구역을 개편하려면 김포시의회와 경기도의회·서울시의회 등 3개 기초·광역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김포시·경기도·서울시 등 3개 지역에서 주민 투표를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민 동의를 얻은 후에도 국회에서 특별법(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행정구역을 제·개편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다른 경기도 인접 지자체가 서울 편입을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부터 서울 지역번호(02)를 썼던 광명·과천을 비롯해 고양·구리·부천·하남 등이 거론된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의 한 자치단체장은 타 지자체에서 편입 주장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며 “얼마나 깊이 의논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 인접 지자체 관계자도 “서울 인접 신도시 주민들의 서울 편입 주장이 제법 있지만, 현재로선 편입을 논할 상황도 시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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