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둑소녀' 스미레, 韓 이적…"日선생님과 싸우고 싶다"
지난 7월 한국 기원으로 이적 신청서를 제출한 일본의 천재 바둑소녀 나카무라 스미레(14) 3단이 오는 3월부터 한국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카무라는 30일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일본기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으로 이적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 바둑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기사가 되고 싶고, 지금은 실력으로 미치지 못하지만 강해져서 이야마 유타 선생님 등 일본의 강한 기사들과도 싸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원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나카무라가 제출한 객원기사 신청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나카무라는 오는 2월 일본 여류기성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 뒤 3월부터 한국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카무라는 일본 프로기사인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9단의 영향으로 세 살 때 처음 바둑을 접했다. 이후 한국 ‘한종진 바둑도장’에서 2017년~2019년 바둑을 공부했다.
나카무라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10살 때인 2019년 4월 일본기원의 영재 특별전형으로 입단해 일본 바둑 역사상 최연소 프로기사가 됐을 때이다. 그는 지난 2월엔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해 일본기원 역대 최연소 타이틀 기록까지 달성했다.
현대 바둑의 종주국으로 꼽히는 일본기원 소속 프로기사가 해외로 이적하는 건 나카무라가 처음이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이적을 고민했다”며 “한국에는 강한 기사는 물론 대국도 많아 항상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데다 전체적으로 레벨이 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김치찌개를 매일 먹는 한국 생활도 기대되고, 불고기와 닭갈비도 무척 좋아한다”며 “세계적으로 활약하면서 평소 상냥하고 훌륭하신 박정환 사범님과 대국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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