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빠진 '맹탕' 연금개혁안…국무회의 통과, 국회 제출됐다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됐다.
정부는 3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복지부는 이날 이 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사회적 논의에 필요한 25종의 기초자료를 함께 보냈다. 정부는 이 자료를 복지부 홈페이지 정책란(정책-연금-자료실-종합운영계획)에 공개했다.
국무회의에서는 지난 27일 복지부가 국민연금심의의원회에 공개한 방안에 손대지 않고 그대로 의결했다. 이 방안에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목표치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숫자가 빠져 있다. 그래서 '맹탕 개혁안' '빈 답안'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윤 대통령은 "연금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이번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안을 두고 '숫자가 없는 맹탕'이라거나 '선거를 앞둔 몸 사리기'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면서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고,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꼼꼼히 경청하고, 여론조사를 해 일반 국민 의견도 철저히 조사했다. 이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 자료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 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에서 충실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국민과 함께 개혁안을 만들어 가겠다”며 "이를 위해 기초자료를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세대·일하는시민의연금유니온'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연금의 절박한 과제인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지 않은 무책임한 방안"이라며 " 정부가 (구체적인) 안을 내고 본격적인 연금개혁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후속 논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안이한 방안을 냈다"고 비판했다.
연금유니온은 "재정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에서 정부가 법이 정한 의무를 방기했다"며 "비록 장기 재정균형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현 단계에서 추진할 수 있는 1단계 안이라도 제시해야 하지만 이조차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국회 연금개혁 특위와 협의하여 공론화 등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지만,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 후속 논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사회적 논의의 준거가 되는 기본 개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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